Blue Moon
작가에게는 세 가지 세계가 있다.
블랙, 블루,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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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되고 싶어. 파랑새의 꿈은 달이었다. 모두가 한 방향을 보며 다른 꿈을 꾸는 달. 신이 아니라. 모든 것을 소유하고 통제한다는 것은 허상이야.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니, 끔찍해. 아이를 산 채로 삼키다니 정신이 나갔지. 검은 신은 틀렸어. 파랑새는 검은 신에게 대항하고자 했다. 푸른 바다 위로 둥글고 거대한 검은 신이 떠오를 때면, 푸른 바다 밑으로 새파란 원형의 달이 내려왔다. 검은 신이 구멍이라면 새파란 달은 견고한 그릇이었다. 그릇 위로 물결이 미세하게 아른거렸다. 푸른 바닷속의 파랑새는 달 주변을 유영하며 그릇 안에 무엇을 담을지 구상했다. 하지만 푸른 바닷속의 모든 것은 본질, 곧 파랑새였기에 무엇을 담아도 같았고 색다르지가 않았다. 색다르지 않은 게 왜 문제가 되는가. 아, 그렇구나. 난 색다른 것을 원하는구나! 색다른 본질이 되어야겠구나! 그러니까, 새파란 달을 푸른 바다 위로 올려야겠구나! 혹은 푸른 바다를 통째로 뒤집어엎어야 한다! 이제 파랑새는 달이 되는 꿈을 잠시 뒤로 하고, 그 꿈의 연장선으로 새파란 달을 혹은 푸른 바다를 옮기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거, 혹시 달이 되는 것보다 실현하기 더 어려운 꿈 아니야? 새파란 달 저편에서, 역시 본질은 파랑새인 고양이의 번뜩이는 미소가 아른거리는 듯했다. 파랑새는 자존심을 부려야겠다고 생각했는지 푸른 바닷속의 다른 모든 파랑새들이 들을 수 있게 크게 외쳤다. 어려울수록 더욱 흥미진진하겠는걸! 본질은 파랑새인 고양이를 포함해 다른 파랑새들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파랑새는 더욱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색다른 본질이 될 거야! 색다른 파랑새가 될 거야! 그제서야 다른 파랑새들은 물살을 헤치고 거친 물거품을 일으키며 새파란 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본질은 파랑새인 고양이를 제외하고서. 다른 파랑새들은 색다른 파랑새에게 대항하고자 했다. 색다른 파랑새는 새파란 달의 중앙에 우뚝 섰다. 색다른 파랑새는 다른 파랑새들에게 대항하고자 했다. 새파란 달 주변에 몰린 다른 파랑새들은 색다른 파랑새를 제압하고자 힘차게 날갯짓을 했다. 새파란 달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다른 파랑새들은 색다른 파랑새를 향해 입을 모아 합창했다. 당신이 '색다른' 파랑새임을 증명하시오. 그 순간, 본질은 파랑새인 고양이의 번뜩이는 미소가 새파란 달 위에 아른거렸다. 달의 둘레에 초승달 모양의 미소가 새하얗게 떠오른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계시였다. 파랑새는 자신과 푸른 바다가 검은 신으로부터 온전히 해방되었음을 깨달았다. 파랑새는 새파란 달의 중앙을 끝까지 지켰다. 이리저리 들썩이던 새파란 달은 뒤집혔다. 열렸다! 진정한 블루로 가는 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