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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Jun 09. 2020

정보는 많을수록 좋은가?

안정적인 환경이라면 특별한 의사결정이 필요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환경은 늘 변한다. 자연과 시간이 존재하는 한 변화는 발생한다. 특히 시간이 존재함으로 인하여 죽음이 있고, 죽음은 또 다른 탄생으로 이어진다. 또한 시간을 통하여 그것이 긍정인 측면이든 부정적인 측면이든 진화와 발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변화는 지속된다. 



변화가 있다는 것은 과거와 다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그림 1에서 보는 조정경기와 같이 잘 만들어진 경기장 안에서 특별한 파도가 없는 환경에서는 과거보다 특별하게 새로운 의사결정이라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일사불란하게 호흡을 맞춰 목표점까지 얼마나 빨리 도달하느냐는 것 말고는 특별히 달라질 것이 없다. 그러나 래프팅의 경우 각 주변을 시도 때도 없이 살펴야 하고 전체 팀워크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판단력과 역량이 중요하다. 현대 시대는 래프팅 경기와 같다. 아니 더 빠르고 복잡한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그림 1] 래프팅과 조정경기 (출처 http://photolog.blog.naver.com/PostThumbnailView.nhn?blogId=leekywood&logNo=600

이와 같은 빠른 환경 변화 속에서 무엇인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의사결정을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정보(Information)이다. 


그렇다면 정보는 많은 것이 좋은 것일까? 

아니다. 어느 정도의 정보는 당연히 필요하지 한, 정보가 많을수록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정보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다. 정보가 많을수록 오히려 그 안에서 제대로 된 방향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만일 정보가 많은 것이 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오늘날과 같은 정보의 홍수 시대에는 누구나 다 올바른 의사결정,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시간이 갈수록 의사결정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 이유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이다. 정보이론 세계[1]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것을 '엔트로피(entropy)가 크다'라고 표현한다. 즉, 새로운 정보가 더해져 불확실성이 낮아지면 엔트로피는 작아진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정보가 투입됨으로 인하여 불확실성이 더 높아질 경우 엔트로피가 작아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므로 의사결정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는 이미 존재하는 선택지를 좁혀 주는 정 보만이 도움이 된다.  정보가 지나치게 많으면 의사결정이 늦어진다. 또한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의사결정의 경우 정보에 의존하게 되고, 어제까지 수집했던 정보보다 오늘 아침 최근 정보까지 수집한 내용을 더 신뢰하게 되는 정보 의존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정보 홍수 시대 정보에 의하지 않고 어떻게 바람직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정보 안에서 맥락을 찾고 그 맥락을 통하여 가설을 수립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제한된 정보를 사용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맥락을 읽을 수 있는 시야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요즘 시대는 너무 많은 정보가 범람하기 때문이다.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그 정보들로부터 결론을 도출할 수 도 있지만,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제한적이지만  일정 분야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이럴 것이다.’하는 가설을 세우고 정보를 역으로 탐색해 나가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미리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른 정보를 찾는 것은 미리답을 만들어 놓고 답에 맞는 정보만 찾아보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가설적 사고를 통한 정보 활용 시에는 반드시 2가지를 전제하여야 한다. 


첫째,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지금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명확히 하여야 관련되는 가설을 세울 수 있고 그 가설에 맞는 근거를 찾아 보완할 수 있다. 문제가 확실치 않을 경우 가설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둘째, 가설은 가설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가설은 현실적 조건에서는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한(empirically testable) 사물, 현상의 원인 또는 합법칙성에 관하여 예측하는 설명이다. 즉 정답은 아니지만 정답에 가까운 것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설은 오로지 가설일 뿐 정답은 아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정답이 아니니 가설을 섣불리 세운다면 가설적 사고를 추구할 필요가 없다. 최대한 현재의 정보와 경험 및 지식으로는 정답이라고 할 수 있는 가설을 수립하고 이것이 맞는지 거꾸로 근거를 찾아가는 방법이 가설적 사고의 방법이다. 


이렇게 정보를 찾아갈 경우 처음에 세웠던 가설이 달라질 수도 있고 더 확고해질 수도 있다. 이때 처음 가설이 달라진다면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틀리지 않고 제대로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음에 감사하면 된다. 그리고 근거를 찾으면 찾을수록 가설이 맞다면 확고한 근거를 바탕으로 가설을 정답으로 만들면 된다. 




    

[1] 정보 엔트로피 :  미국의 전기공학자 섀넌은 <통신의 수학적 이론>이라는 논문에서 정보 엔트로피(information entropy)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정보 엔트로피를 ‘미지의 정도’ 또는 ‘불확실성의 정도’로 규정하고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는 평균적인 로그 확률로 정의했다. 정보 엔트로피는 열역학 엔트로피처럼 경우의 수가 많은 상태가 엔트로피가 높은 상태가 된다.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은 확정적이지 않고, 확실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추가적인 정보가 주어지면 불확실한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즉, 모름의 상태에서 앎의 상태로 넘어가면서 주어진 정보량만큼 정보 엔트로피가 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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