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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감상실의 재발견

일상 속 음악의 쉼표

by 장기혁 Mar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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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직장 근처에 문을 연 클래식 전용 음악 감상실을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녀왔다. ‘베토벤하우스’라는 이름의 이곳은 노출 콘크리트와 통창이 어우러진 모던한 외관의 2층 카페 건물 안에 위치해 있으며, 클래식과 재즈만을 선곡해 들려준다. 신청곡도 받는다.


입장권은 시간과 무관하게 1만 원이며, 음료만 지참할 수 있다. 감상실 내부는 하이앤드 앰프와 스피커로 갖춰져 있고, 인테리어 역시 음향을 고려해 설계된 모습이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 조용히 머물 수 있는 실내 힐링 공간이 생긴 것이 반가웠다.


대학 시절 자주 찾던 명동의 음악 감상실 ‘필하모니’, 1990년대에 문을 열었다가 2010년경 문을 닫은 대학로 ‘인켈 오디오 월드’, 방송인 황인용이 2010년경 파주 헤이리에 연 ‘카메레타’, 그리고 최근 파주에 새로 생긴 ‘콩치노 콘크리트’까지—그동안 다녀본 음악 감상실들이 떠올랐다. 공통점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사비를 들여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한다는 점이다. 모두 하이앤드 오디오 시스템과 세심한 음향 설계를 통해 악기 고유의 울림을 최대한 그대로 전달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미건조한 직장생활 속에, 점심시간을 활용해 짧게나마 음악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기대된다. 가끔 신청곡 리스트를 챙겨가 클래식과 재즈를 즐기며 마음의 충전을 해보려 한다. 그 한 시간이, 생각보다 긴 울림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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