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찰한다, 나는 느낀다. 나는 상상한다…… 나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인상과 경험, 개념을 결합한다. 이 가공의 재료를 가지고 내 머릿속에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세계의 안과 밖 사이에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닮은 것들로 가득 찬 바다가 있지 않은가…..내가 손에 들고 있는 꽃의 신선함은 내가 맛본 갓 딴 사과의 신선함과 닮았다. 나는 이러한 유사성을 이용해서 색에 대한 개념을 확장한다. 내가 표면과 떨림과 맛과 냄새들의 특질에서 이끌어낸 유사성은 보고 듣고 만져서 찾아낸 유사성과 같은 것이다. 이 사실이 나를 견디게 했고 눈과 손 사이에 놓인 간극에 다리를 놓아주었다.
이 그림은 분명하게 표현된 시간 감각을 입증해 보인다. 저기 바깥에 사슴이 있었다(물론 지금 이 동굴 벽에는 없다). 지금은 거기에 사슴이 없지만, 아까는 거기에 있었다. 지금과 아까는 다르다. 여기(동굴 벽)는 그저 거기(동굴 앞 초원)를 표상할 뿐이다. 마음을 정리하고 조직화하는 과정 중 선사시대에 이루어진 이 단계는 대단히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