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디 UnD Aug 27. 2024

통번역대학원 1학년 2학기 준비

등록금 납부와 수강신청

두둥!!


오랜만에 맛본 꿈같은, 꿀같은 방학이 서서히 저물어 가고 등록금 납부와 수강신청 기간이 지나간다.

"개강"이라니!


넘쳐나는 개강짤 중 하나


뭐 어찌됐건 울 건 다 울고, 이제 할 일은 해야 하니까... 필요한 일정들을 챙겨야 한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등록금 납부 및 수강신청.

1학년 1학기 때는 반과 수강시간표가 자동 배정이 되었었고, 2학기 때는 자율 수강이 가능한 줄 알고 있었는데, 1학기 마칠 때쯤 다음 학기까지도 반을 배정해서 정해진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었다. 아니 그래도, 내가 듣고 싶은 교수님께 듣고 싶은 수업을 듣게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약간 억하심정이 들었지만, 어쩔 수 있겠는가. (ㅠㅠ) 모두 똑같은 입장이겠거니 하며 잊어버리고 있었다.

반 배정 결과가 수강신청 일정 일주일 전에 전달이 되고, 다행히 다른 일정들과 충돌되지 않게 시간표가 배정되었다. 휴.


비록 토요일 수업은 피할 수 없었지만..


유명한 아침형 인간으로서 저녁-밤 수업은 1학기 때도 쉽지 않았지만, 통번역은 확실히 지구력이 필요한 과업이기 때문에 이 또한 실무를 위해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스스로를 구슬려본다. 허리 건강은 알아서 지켜야 한다. 시간표 상 빈 슬랏에는 통역 스터디 2개 정도를 할 예정이다. (수업의 연장, 혹은 예/복습의 효과가 있다.)


이 브런치북을 처음부터 읽으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궁금하셨을 수도 있고, 또 실제로 내 지인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학비가 얼마냐? 비싸지 않냐는 것이다. 대답을 지금 해드리겠다. 학교마다 편차는 좀 있지만 평균적으로 통대 학비는 비싸다.

입학 때 성적에 따라서 100만원~ 정도 장학금을 주기도 하나, 나는 휴학을 했다가 돌아온 케이스이기 때문에 입학 성적장학금은 날려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내 쌩돈 내고 다니는 비용이 위와 같다. 결코 저렴한 비용이 아니다. 이 글을 연재하고 있는 브런치북 제목이 [1억을 포기하고 공부를 택했다]인데, 모든 비용을 생각하면 사실 그 이상의 예산 마이너스가 발생한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누군가에게 이 돈은 가치로운 소비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리석은 소비가 될 수도 있다. 뭐 어찌됐든 비용이 이렇다보니 나는 나의 일상 속 열심과 성실함, 발전을 이 시간을 위해 드는 비용과 늘 저울질하게 된다. 동시에 그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뒤따라 이어지는 지인들의 질문은 학비를 어떻게 충당하냐인데, 이에 대한 나의 대답 또한 아주 간단하고 쉽다. 나는 학자금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좋은 나라는 학업을 열망하고 수행하는 이들에게 아주 낮은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빚내서 공부하는 것인데, 이런 제도를 이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서울 살이가 대출 인생이라면 나 자신을 위해 빚내는 게 감가상각을 의식해야 하는 부동산보다 낫지 않을까? (아, 그러고보니 내 육체도 감가상각이 있을 수 있구나.) 반박 시 독자의 생각이 맞다. 뭐 여튼 돈문제는 너무 깊이 고민하지 않는게 건강에 좋다는 주의다. 3천 까이꺼 미래의 내가 갚을 능력은 되겠지. 하하.


1학기 때 해봤으니 2학기는 좀 알 것 같기도 하고, 또 약간 깝깝하기도 한 게 사실이다. 긴 수업시간과 짧은 수업 시간 간 텀,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가야하는 스터디와 매일 매일 실패를 맛보게 될 나의 불쌍한 자아.. 개강 2주 전부터는 다소 스트레스가 찾아오고 있다. 하지만 불과 반년전 회사에 있던 나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이상하게도, 행복은 정말로 상대적이고 절대적이다. 나는 그 때의 나를 타자화하며, 그래 그 때는 더 힘들었지, 그래도 지금이 낫지. 그 때의 나는 결코 시간을 날 위해 쓰지 못했지를 되새긴다. 하지만 동시에 다시는 그 시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절대적인 자유의 감각을 내가 다시 내려놓고 타협할 수 있을까. 환경을 바꾸는 것은 절대적 조건의 전환이다. 지금으로선 도저히 직장인들의 힘듦을 위로할 자신이 없다. 이런 생각 끝에 담보 잡혔다가 되돌려 받은 시간을 의미있게 써야한다는 다짐을 다시금 한다. 나이가 한살 한살 들 수록 시간을 얻기 위해 더 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이런 사이클을 내년에 2번 더 반복하면 이 기간 또한 끝날 거라는게 두렵고 아쉽고 다행스럽다. 끝이 있는 무언가를 대하는 마음, 모든 것엔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게 유일한 위로이자 버텨낼 힘일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