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속에 들섞여 있는 순간에도

나는 외롭다.

by 언디 UnD

사람들 속에 들섞여 있는 순간에도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


나와 너무 같아 뻔하고

나와 너무도 달라 낯설은 타인과 마주앉아 살을 부대끼며

그들의 눈동자를 읽어 내려 하는 순간

나는 외로움을 느낀다.


타인의 손을 잡는 순간, 안도감과 함께,

짙은 이질감을 느낀다. 내 살이 만져지는 촉감이 아니라, 두 표피가 까슬거리는 그 느낌.

하나로 섞여 뭉쳐질 수 없는 두 살갗.


더 외로운 건 생각이 전혀 다름을 심장으로 느낄 때이다.

따스하고 아름다운 그 눈길이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을 때의 섬칫함이다.

오래간 쌓아온 생각의 성은 너무도 높고 좁아 다른 것에 곁눈질하지 않는다.


인간은 외롭다. 외로움을 벗어던지려 늘 애쓰지만,

결국 외로움은 살갗처럼 붙어있다.


누군가가 '내가 그 외로움을 벗겨내주겠소' 하는 말에 넘어가지 마라.

그럴싸한 말로 현혹할지라도,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그 외로움을 잠깐 속여보기 위해

모르는 척, 자신의 마음을 조금 도려내 저울 위에 올려놓을뿐.

나머지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잘 보관해 두어야만 한다.

너무 많이 걸었다간, 나머지 조각이 자라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너무 슬퍼하지는 마라.

외로움이 부분적으로 당신을 괴롭히고, 아프고, 따끔거리게 할 때에

사랑이란 것은 자신도 모르게 등 뒤로 다가와 있다.

자신의 외로움을 등지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뒤를 돌아볼 준비가 된 사람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그 사랑을 만난 사람은 자신의 외로움마저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외로움과 사랑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게 아니라,

사랑은 외로움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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