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똑바로 떠라!

투투 이야기

by Eli


투투의 밥을 사 온다고 나간 아빠가 사료와 함께 새 장난감을 들고 왔습니다. 이미 바구니에 가득하다며 엄마는 핀잔을 주는데 아빠는 투투를 보며 웃고 있습니다.

"투투야, 뭐 사 왔게~?"

투투는 신기하게도 장을 본 물건들 속에 제 것이 있다는 것을 단박에 압니다. 장난감 특유의 냄새라도 있는 걸까요. 장난감 냄새를 맡은 투투는 발을 동동 구릅니다. 빨리 꺼내달라는 것이지요.


아빠는 순순히 내주지 않습니다. 손 줘, 발 줘, 돌아라, 엎드려라, 파이팅 해라 하며 투투의 애간장을 녹입니다. 다시 손! 하는 소리에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투투가 "아르릉, 아으흥~" 하더니 낑낑 댑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빠가 웃습니다. 새 장난감을 받은 투투는 "삑삑 삑삑" 거리며 신나게 뛰어다녔습니다. 한참을 놀던 투투는 물을 "찹찹찹찹" 마시곤 장난감을 모두 소파 위로 올려놓고 지키기 시작합니다.


투투야, 너 눈 똑바로 떠라


"투투야, 너 그 눈 뭐니? 눈이 너무 불경하구나."

눈을 희번떡거리게 뜨고는 낮게 으르렁거립니다. 입가가 살짝 부르르 떨립니다.

"어? 아빠가 사다 준 건데. 눈 똑바로 못 뜨니? 너 그러는 거 아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흰자위를 드러낸 불경한 눈을 거두지 않습니다. 어쩌나 보려고 형아가 나와서 투투를 도발합니다. 형아에 대한 투투의 태도가 사납습니다.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합니다. 형아는 가만히 투투의 옆에 앉아있습니다. 장난감을 뺏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이지요. 으르렁거리던 투투는 잠시 후 얌전해졌지만 여전히 형아를 경계합니다.


30분 째 이러고 지킴. 위 사진과 같은 것이 아님.


엄마가 나섰습니다. 투투는 엄마 거고 투투의 장난감도 엄마 거다, 하며 손을 내미니 입을 쩝쩝거리며 매우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엄마가 누굽니까. 엄마는 교육자입니다. 교육적 목적을 이루고야 맙니다.


개들은 애착이 심하면 제 것을 지키기 위해 입질을 합니다. 그러면 위계질서가 깨지고 함께 살아가기 어려워집니다. 투투도 한 때 그랬습니다. 형아의 손을 물었고 엄마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을 했습니다. 형아가 엄마를 포옹해도 싫어했습니다. 동물인 투투가 사람인 보호자보다 상위 계급이 된 것이었습니다. 가족들은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고 노는 것을 제한하기도 하며 교육을 했습니다. 물고있던 장난감을 놓아야 함께 놀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쳤고 투투도 알게 되었지만 새 장난감에 대한 애착은 여전합니다. 이런 모습은 2, 3일 동안 계속되고 특히 신상에 대한 호기심과 애착이 큽니다. 평소 좋아하던 장난감을 주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손을 내민 엄마에게 물고 있던 공을 슬쩍 떨어뜨리는 투투.

엄마가 칭찬하며 공을 던져주었습니다. 삑삑 삑삑, 신나게 놀았습니다.


투투의 집중력은 대단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장난감을 지키느라 소파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평소같으면 식탁 아래 아빠나 엄마 발을 베고 누웠을텐데, 꼼짝도 안 하고 지키고 있습니다. 아빠가 슬쩍 일어나는 척하며 장난감에 손을 뻗치니 발로 턱, 마크를 합니다. 흰자위를 드러낸 투투가 침묵 속에서 아빠를 저지합니다. 장난감 세 개를 끌어안은 투투 얼굴이 피곤해 보입니다. ㅋㅋㅋㅋ

아주 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기 전방에 가서 철책이나 지켜라. 이눔아! "

잘 웃지 않는 아빠가 자꾸 웃습니다.


아, 피곤해.


"투투야, 이제 자야지."

자러 들어가는 엄마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망설입니다. 잠시 후 장난감을 하나씩 물어다 제 잠자리에 가져다 놓고 잘 준비를 합니다. 엄마가 침대에서 일어나자 벌떡 일어나 보초를 섭니다. 식구들이 모두 잠을 자야 투투는 안심을 할 것입니다.

"투투, 잘 자. 장난감 끌어안고 잘 자."

어둠 속에서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잠잠해집니다.

"투투야, 잘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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