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다른 집 개의 동영상을 보고 말았다. 그 집 개는 세상에! 말을 한다. 9개의 음성이 담긴 버튼을 상황에 맞게 눌러대는 코기의 모습을 보고 엄마는 완전히 반해버렸다. 산책 가고 싶으면 "산책 가즈아!"의 두 개의 버튼을 누르고 간식이 먹고 싶으면 "집사야, 간식, 달라!"의 세 개 버튼을 문장으로 만들어 누른다. 놀라운 멍멍이다. 보호자가 "싫은데"라고 하면 그 코기는 "아니야"라는 버튼을 누르며 반항기 가득한 대화를 한다. 그러다 보호자가 못 이기는 척 간식을 주면 "행복해"라는 버튼을 눌렀다. 와우~~
엄마는 그 동영상을 투투에게 보여주었다.
"투투야, 얘는 코기인데 봤지? 봤지? 너랑 비슷하게 생겼잖아. 여자 친구래. 엄~청 똑똑하지?"
투투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태블릿 화면을 보고 "멍멍" 짖었다.
"투투, 우리도 할 수 있어. 자, 훈련 시작이다."
'아, 엄마가 또 뭘 하려는 거지?'
"아니, 그렇게 무관심한 표정을 짓지 말고 이걸 보라고."
'엄마, 뽀뽀해 드릴게요.'
"아니, 엄마 얼굴 핥지 말고 이 영상을 보라고."
'갸웃갸웃??? 갸웃갸웃'
엄마는 총알 배송으로 말하는 버튼을 주문했다. 처음엔 여러 개를 주문해서 당장 동영상의 그 코기처럼 교육을 시키리라 생각했지만 성급함은 금물, 우선 한 개의 버튼을 주문했다. 진짜 총알처럼 버튼이 배송되었고 엄마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녹음을 했다. 어떤 걸로 시작할까? "사랑해!", "간식 달라", "산책" 등의 말을 녹음하다가 제일 반응이 큰 "간식"으로 녹음되었다.
간식을 먹으려면 눌러야 돼!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맙소사! 투투는 겁쟁이었다. 버튼을 무서워하여 가까이 오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버튼에서 "간식"이라고 엄마 목소리가 나오자 펄쩍 뛰어 도망가 버렸다. 겨우겨우 꼬셔서 버튼에 발이 닿도록 반강제로 하니 하품을 해대고 헥헥거리며 스트레스 시그널을 보냈다. 알았다고! 천천히 하자. 이 겁쟁이야. 아, 투투는 천재가 아닌가 봐.엄마는 투투에게 익숙한 물건이 되도록 버튼을 눌러 소리를 들려주고 투투 옆에 두었다. 투투가 버튼을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게 된 어느 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1단계 - 간식 버튼을 누르고 "간식"이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나오면 간식을 주었다. 간식을 본 투투의 눈이 반짝 빛나며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훈련 2단계 - 간식을 버튼 위에 두고 투투가 먹으면 엄마가 버튼을 눌러 "간식" 음성이 나오게 했다. 처음 몇 번 투투는 버튼 위에 놓인 간식을 두고 도망갔지만 점차 버튼 앞에 앉아있게 되었다.
훈련 3단계 - 간식을 투투에게 보여준 뒤 버튼을 가리키며 누르라고 했다. 투투는 버튼을 누르지 않고 간식을 먹으려 했지만 훌륭하고 이성적인 교육자인? 엄마가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간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투투는 어느 순간 실수인지 아닌지 모를 발짓으로 버튼을 눌렀고 "간식" 소리가 나자 또 펄쩍 뛰며 도망갔다. 용기를 내어 누르긴 했는데 여전히 겁을 내는 투투. 그럴 땐 과장 칭찬이 효과가 좋다. 엄마는 폭풍 칭찬을 하며 커다란 개껌을 주었다. 투투는 '내가 뭘 한 거지?' 하는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여서 엄마는 웃었다.
버튼을 누르자! 헤헤, 눌렀다!
그렇게 반나절을 보내고 오후에 엄마는 오늘 결실을 보리라, 파이팅을 하고 투투를다시 버튼 앞에 앉혔다.
훈련 4단계 - 버튼을 앞에 두고 간식을 들어 보이자 투투는 자연스럽게 엎드렸다. 그래, 그거야. 투투! 간식을 버튼 위로 들어 보이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투투가 버튼을 얼른 누르고 엄마를 쳐다보았다. 투... 투야, 지금 버튼 누른 거니? 어디 다시 한번 해 봐. 자, 간식 먹으려면 어떻게 하지? 엄마가 간식을 쥔 손가락으롤 버튼을 가리키니 투투가 망설임 없이 버튼을 눌렀다. 와~~~ㅋㅋㅋㅋㅋ 잘했어요! 아이구, 우리 투투 천재야! 버튼을 가르친 지 하루 만에 투투는 버튼을 누르고 간식을 먹었다.
간식이당! 이젠 잘 누른다구!
그 후 투투는 간식을 들어 보이면 버튼 앞에 앉아서 얌전히, 때론 씩씩하게 버튼을 눌렀다. "간식" 소리가 나오면 투투의 눈빛과 코가 더 반짝거렸다. 그러더니 어느 날은 간식 버튼을 아예 끌어안고 계속 누른다.
"ㅋㅋㅋ 투투야, 그렇게 계속 누르고 있으면 안 되지. 발을 떼고 한 번씩 눌러야지. 상도덕에 어긋나잖아. ㅎㅎㅎ"
투투는 알아들은 걸까. 발을 바꿔 간식 버튼을 눌렀다. 이제는 간식만 보여주어도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다.
이렇게 똑똑할 수가!
엄마, 눌렀어요 간식 주세요! 츄릅~
오후에 쉬를 하고 들어 온 투투는 간식 버튼을 누르고 엄마를 얌전히 쳐다본다. 투투는 아빠가 사 오신 관절 영양제가 든 간식을 냠냠냠냠 맛있게 먹었다. 버튼을 더 사?? "간식, 주세요", "산책, 가즈아." "형아, 일어나" ㅋㅋㅋㅋ 투투야, 너도 말하는 개가 될 수 있어!! 앞으로 더 많은 버튼을 누르러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