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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 Sep 19. 2023

아, 치킨은 갔습니다!

투투 이야기


아, 치킨은 갔습니다. 투투의 이빨을 차마 떨치지 못하고 치킨은 갔습니다.


어렵사리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저만치 떨어져 나간 머리와 몸통을 붙여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나의 안타까운 뜻을 저버리고 끝내 치킨은 갔습니다. "꼭꼭, 꼬~오오옥~, 꼬끼오~~ 오~~" 하던 그 목소리도 더는 나오지 않습니다.  힘차게 꼬끼오~~ 거리던 치킨 뱃속의 작고 흰 피리도 어디론가 가버리고 보이지 않습니다. 치킨의 뱃속 대신 투투의 뱃속으로 들어가 내일 아침쯤 희끄무레하게 투투의 그것에 섞여 나올 운명입니다. 떨어져 나간 몸통과 머리 사이로 "꼬끼오~~ 오~오" 하던 소리는 사라지고 치킨의 침묵만 감싸고돕니다.


아, 치킨은 갔습니다. 마트의 진열대에서 예쁘게 포장되어 있던 치킨은 투투를 만난 지 10분도 채 안 되어 가버렸습니다. 가버린 치킨을 다시 만나리라는 확신은 가질 수 없습니다. 아~~ 치킨은 갔습니다. 그래도 하루는 우리에게 웃음을 주며 함께 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아, 치킨은 갔습니다. 투투의 이빨을 차마 떨치지 못하고 치킨은 갔습니다.



처음에 치킨은 한 몸이었다
아, 엄마 어쩌죠? 치킨이...
어떡할 거냐는 질문에 웃음으로 얼버무림. 헤헤헤~
이것도 괜찮아요. 분리된 치킨에 집중하는 투투
 이건 내 꺼얌! 몸통만이라도 지키겠다는 투투의 의지. 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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