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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Kim Nov 03. 2022

기획자의 '말하기'

상품기획자, MD

 가키우치 다카후미 아스콤 편집국장의『말은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1. ‘내 생각이 콘텐츠가 된다’.

군대만큼 수직적이며 보수적인 제조 대기업에서 있기를 7년,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실행하는 것을 까먹어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동적인 시절이 있었다. 그도 그럴게, 상사의 의견에 반대 의견을 제시하거나 동떨어진 나만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거의 거역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것은 통상적인 ‘일하는 매너’가 아니었으니 그렇게 믿고 자랐다. 그 틀을 깨뜨린 것은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고나서부터였다.



2.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방식은 ‘아젠다 리딩’이 필수적이다.  

스스로 아젠다를 레이징하고, 그것을 리딩하지 못한다면 이 업무에 필요한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왜냐면 스타트업은 기초와 틀 같은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고 처음부터 초석을 다져야 하는 것이 천지이다. 모든 사람들이 집중하여 초석을 닦지 않으면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의 생태인 이유에서다. 나는 제조 대기업에서 노예처럼 상사들이 주는 업무를 받아 소화시키다가, 스스로 위장을 만들어 내며(?) 소화액을 발명하는 고초의 시간을 겪었다. 고초의 시간 동안은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 내 목소리에 모두가 집중하는 것만 같은 광장 공포가 매 순간 휩쓸었지만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이 수월해지면서 결과물도 빠르게 나오게 되었다.   



3. 일을 할 때는 팩트와 멘탈 구성이 필수다.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감정 섞인 불평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이 전 직장에서 내 결과물에 만족하지 않은 상사가 “연봉도 높은 게, 연봉 값 하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지금도 그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무엇을 위해 꾸짖었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몇 년이 흐른 뒤인 지금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연봉 값 하라'라는 인신공격성 멘트뿐이었다. 나는 더더욱 그 회사가 싫어졌고, 결국에는 이직했다.   



4. 진짜 급하고 필요할 땐 오히려 둘러 간다.

‘바빠서 못해요’가 아닌 ‘이런 일에 주력하고 있어 당장은 여유가 나지 않는다’로 바꿔 말한다.

① 머리에 떠오른 말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다.

② 상대의 입장에서 이익과 불이익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③ 상대에게 우선순위가 높은 일에 이익이 되는 (또는 불이익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전환해 내용을 전달한다.   



5.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다.

일하는 것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남들보다 우위에 있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다. 일하는 게, 남들보다 우위에 있어도 행복하지 않다면 그게 대체 어떤 가치가 있는가? 인생은 짧고, 평범한 일상은 생각보다도 무척 소중하다. 이 소중함을 어떤 일에 매몰되느라 그 진가를 모르고 지나쳐 버린다면 어느 날 깨닫고 뼈저리게 후회해도 절대 바뀔 수 없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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