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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워킹맘 Aug 15. 2019

부동산 첫 투자, 7천만 원 날리고 얻은 3가지 교훈

워킹맘 부동산 투자 실패기

첫아이를 낳고 3개월 동안 물고 빨고 하다, 출근하기 전날 시부모님 댁에 아이를 떼 놓고 돌아오는 차 안아서 나는 펑펑 울었다. 그 조그마한 아이를 버려두고 오는 것만 같았다.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슬픔은 그간 30년 인생에서 경험했던 것들과 결이 전혀 다른 슬픔이었다. 아무도 나한테 뭐라 하지 않아도 그냥 다~ 미안한 엄마의 슬픔. 그것을 처음 느끼며 나의 워킹맘 월드가 시작됐다.


주중에는 회사 출근하고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집에 온 시어머님과 보내는 날이 계속되었다. 특별하지 않던 어느 날 심심하셨던 어머께서 동네 부동산에 놀러 가셨다가 경매 물건을 추천받아 오셨다. 2009년 부동산 폭등 끝자락이 지나 날개 없는 추락이 예고된 시점, 나는 그렇게 나의  부동산 투자를 만났다.

나는 지금도 경매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경매'를 하면 돈과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리려면 제대로 무장하고 시장에 나가야 한다. 내가 경매에 관련된 책을 아무리 많이 읽고 이론 공부를 철저히 했어도 처음 실전에 나갔을 때 헤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송사 무장의 경매의 기술' 책 중에서>


동산 경매 투자의 정석과같은 '송사 무장의 경매의 기술' 책을 조금만 빨리 읽었더라면.

송 사무장님은 부동산 투자, 특히 경매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은 투자자이다. 또한 그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여 성공한 200억 대 자산가이다. 이런 분도 25권의 경매 책을 세 번씩 읽고 실전에 뛰어들었다고 한.

경매가 뭔지 경매의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던 나는 어떻게 아무 생각 없이 투자할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다. 4년제 대학 나오고 나름 대기업 다니면서 똑똑하다 생각해 왔는데, 왜 이렇게 바보 같았을까? 투자의 실패를 깨달은 순간부터 자책을 많이 하였다. 실패한 투자도 어떤 잘못을 했는지 나를 돌아보고 분석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의 나는 철없는 고등학생이었다. 망친 중간고사 성적표가 꼴 보기 싫어 모아둔 서류는 장롱 한구석에 처박아 버렸다.


한참 지나고 서야 나는 비로소 용기 내 서류를 꺼내 볼 수 있었다. 경매 공부를 하면서 권리 분석도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가 돼서야 말이다. 부동산 투자 공부를 하며 경매 알고 보니 내가 한 잘못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첫 번째, 경매는 무조건 싸다는 잘못된 생각이 있었다. 

경매로 샀는데, 설마 손해를 보겠어?’라는 생각을 했다. 당시 낙찰을 받으려던 아파트의 일반 매매 시세도 제대로 체크하지 않았다.

두 번째, 경매 낙찰 금액도 내가 정하지 않고 부동산 중개업자한테 맡겨 버렸다.

부동산 중개소 사장님이 낙찰가를 알아서 잘 써줄 것이라어이없는 믿음을 가지고 낙찰가를 내가 정하지 않았다. 당시 낙찰받은 아파트는 영세기업 명의로 직원들 숙소로 쓰던 곳이었다. 복잡한 권리분석도 할 것이 없었고 직원들만 내 보내면 되는 명도였다. 부동산 중개 업자는 직원들 내보내기 엄청 어렵다는 하소연을 했던 기억이 난다. 몇 년 뒤 그 부동산 중개사무소는 떡볶이집으로 바뀌었고, 그 사장님은 앞치마를 두르고 떡볶이를 팔고 있었다.

세 번째, 당시 부동산 분위기를 지 못 투자를 했다.

설령 첫 번째 두 번째 실수로 시세보다 비싸게 샀다 해도 오르는 타이밍에 매수를 했다면 60점은 줄 수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낙찰 잔금 이후로 아파트값은 계속 떨어졌다. 낙찰받기 전, 부동산 뉴스 기사를 조금이라도 관심 있게 봤다면 부동산 랠리가 끝나는 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아파트 낙찰을 받고 나니 부동산 기사는 왜 이렇게 자주 눈에 띄는 것일까? 아파트 값이 계속 떨어진다는 소식에 나는 더욱 우울해질 뿐이었다.  


계속 떨어지는 아파트 가격을 보며 나는 두려웠다. 뭔가 내가 크게 잘못을 했구나. 실수를 했구나. 나의 실수를 들키는 것이 부끄러워 숨고만 싶었다. 나는 첫 투자 실패의 두려움에 갇혀 그 후로 5년 동안 투자를 하지 못했다. 곰이 겨울잠을 자듯이 깊은 동면으로 들어갔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


멋모르고 했던 첫 투자 나는 결혼 후 2년간 아끼고 아껴 모은 종잣돈과 퇴직금 중간 정산금을 모두 쏟아부었다. 2014년 2월, 결국 경매로 낙찰받은 금액보다 7000만 원을 손해 보는 가격으로 매도를 하며 첫 투자와의 인연을 마감하였다. 발 아무나 사가기만 했으면 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팔아버렸다. 7000만 원을 들여 사는 반지가 가짜인지 다이아몬드인지 보증서도 확인하지 않고, 점원의 말만 믿고 샀던 나는 호구였던 것이다. '7000만 원을 날렸', '나는 투자에 실패했'라는 상실감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5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남은 50년을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날려버린 것이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본인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고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 본인이 공부하여 5년을 투자한다면 남은 50년을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주위에서 옛 시절을 얘기하며 신세타령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송사 무장의 경매의 기술' 책 중에서>


뼈 아픈 나의 첫 투자를 통해 나는 7000만 원과 5년의 시간을 날려 버리는 대신 3가지 교훈을 배웠다.

1. 돈과 시간을 잃지 않기 위해서 부동산 투자 공부는 반드시 해야 한다.

2. 부동산 중개업자라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3. 경매로 샀다고 다 싼 것이 아니다. 싸게 사야 싼 것이다.


나의 부끄러운 투자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나와 똑같은 실수로 움츠리고 있는 워킹맘, 직장인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서이다. 누구나 나와 같이 첫 투자에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패했어도 원인을 찾고 분석해서 다시 투자에 도전하느냐 도전하지 못하느냐이다. 한 번 투자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다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나 또한 실패 이후 5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시작했으니 말이다.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첫 단추를 잘 못 끼웠다고 옷을 못 입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못 끼워진 단추는 풀고 새로 다시 끼우면 된다. 내가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것을 빨리 알게 된 것은 오히려 행운이다. 무지함으로 시작한 투자가 운 좋게 성공했다면 나는 내가 무엇을 잘못 한지도 몰랐을 것이다. 성공에 자만하여 투자 공부도 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언젠가는 더욱 크게 망했을 것은 분명하다.


반면에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울지 고민만 하다 옷을 아예 입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투자를 해야 그것이 실패든 성공이든 결과를 가져온다. 생각으로만 말로만 하는 투자는 투자가 아니다. 투자 실패를 하더라도 직접 부딪혀 보아야 한다. 그 시작이 크던 작던 무엇이든 상관없다. 일과 살림, 육아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고 나의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 용기를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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