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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Jun 04. 2023

술과 싸워서 이기는 법

왜 밤만 되면 생각나는 걸까?

   


 


    저만 그럴까요? 기분이 우울하거나  나쁘거나 하면 술 생각이 납니다. 너무나도 간절하게 납니다. 그런 날은 그날밤을 버티지 못하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렇게  술을  양껏 마시고 나면 기분이 그렇게 좋습니다. 배실배실 웃음이 절로 납니다.  물론 어묵국물에 머리카락 담글 정도로 술을 마시면 울고 불고 하지만 적당한  주량으로  마시면 기분이 너무 좋아집니다.  이것도 자기 보호 본능일까요? 안 좋은 기분을 좋게 만들려고 뇌가 시키는 것?? 아니면  학습된 습관?  모르겠습니다. 그냥, 우울하면 술이 마시고 싶어요.



   한창 술을 마실 때는 일주일에 7일을 마시다가 지금은 많이 줄여서 1주일에 한 번 정도입니다. 그것도 이제 한번 끊어 보려고 결심을 한 상태입니다.



   켈리최의 책을 읽고 버려야 할 습관 중 하나로 금주를 택했을 만큼 술은 절대적으로 끊어야 할 나쁜 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술을 끊을 수 있을까 생각을 하고 저의 패턴을 관찰했습니다.



    저는 밤만 되면 술생각이 나는 패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녁 6시, 7시에 밥 생각이 없다가 꼭 밤8시, 9시 즈음에  배고파지면서 술 한잔과 같이 먹을 안주거리가 머릿속을 뱅뱅 맴돕니다. 내적 갈등을 한 시간 정도 하고는(마지막 양심인가봐요..) 배달을 시키고 술을 사러 마트에 갔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틀어놓고 보면서 '사는 거 별거 있나 먹는 게 낙이지' 하고 먹으면 그날 저녁이 날아가고, 그다음 날은 숙취로 오전이 날아갑니다.


   

   그런 저의 패턴을 파악하고 나서는 전략을 짰습니다. 일단 모든 술을 비웠습니다. 하다못해 담금주, 선물 받은 맛없는 와인들까지 싹 다 비웠습니다. 그리고 저녁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양도 신경 쓰지 않고 메뉴도 신경 쓰지 않고 무조건 었습니다.  일단 배가 부르니 술생각이 안 나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부르니까 술 사러 나가는 것도 귀찮아져요.) 그렇게  일주일이 넘게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기록입니다!

 

   그다음주엔 술안주가 될만한 것들을 메뉴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김밥 만들어 먹고, 상추쌈  먹었습니다. 유부초밥에 샌드위치. 이렇게 또 일주일이 갔습니다.

  

  2주만에 술을 마셨지만 예전만큼 당겨서 마신술이 아니었습니다. 희망이 보입니다.

  


    생각이란 참 무섭습니다.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날엔 기름지고 푸짐한 안주를 술과 함께 마시면서 보는 영화, 드라마를 보는 시간들을 '행복하다~ 사는 게 이런 거지' 하는 생각으로 살았지만, 지금은 책을 읽고 책이 시키는 대로 한번 살아보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부터는 그런 시간이 무의미하고 아깝습니다.  



몇 년 동안 해오던 습관이
 단박에 끊어지는 건  힘들겠지만
방향을 바꾸고 싶단 생각을 하고 나니
 어떻게든 궁리를 하게 됩니다.  




  궁리가 곧 생각이지요. 놓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합니다. 오늘도  술과 싸워 이겨서 멋지게 이별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아디오스~마이 프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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