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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색 Oct 20. 2022

온전히 나를 위할 수 있는 시간

가끔 가다 찾아오는 외로움이라는 감정 맞이하기

혼자 가만히 앉아 눈물을 흘려본 경험은 누구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이유 또한 다양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서, 좋아하는 물건을 잃어버려서, 혹은 일터에서 상사에게 들은 핀잔이 억울해서. 그 눈물엔 각자가 느끼는 감정이 스민다.


오늘밤 그렁그렁 맺혀버린 눈물에 담긴 감정은 작고 소소하다. 그 감정의 이름은 외로움. 결코 인간이라면 떼놓을 수 없는 감정이다. 작고 소소하다고 표현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가를 정도로 거대해지기도 하는 감정이다. 


어쩌다 한번씩 내게 찾아오는 이 감정은 평소에 무서울 정도로 이성적인 나를 마비시킨다. 밤중에 야식을 먹지 않는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밤이면, 치킨에 맥주, 그리고 각종 디저트들을 섭렵한다. 규칙적으로 잘 돌아가는 회로에 갑자기 어느 스위치가 내려진 것처럼,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나를 찾아와 소위 갓생이라고 불리던 내 일상에 훼방을 놓는다. 


마냥 어렸을 때는 내가 외롭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애를 해도 느껴지는 외로움이 싫었고, 혼자 있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도 싫었다. 혼자 있어도 충족감을 느끼며, 누군가를 신경쓰지 않고 잘 사는 사람이었으면 했다. 


그러나 30대를 눈앞에 둔 지금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가끔 문을 두드리는 이 감정이 지금도 마구 반갑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인생에서 느껴지지 않으면 허전할 감정이었다. 외로운 감정이 온 몸을 지배할 때면, 이제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 나 자신을 생각해주어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구나. 남들과 어울리는 시간에서 이제는 오롯이 나를 아껴줘야 하는 시간이구나.


독자 중에서도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잠식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럴땐 두 팔을 뻗어 양 팔을 쓰다듬어 보자. 그리고 무엇을 제일 먹고 싶은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생각을 해보자. 스스로를 아껴주며 스스로를 외롭게 하지 말자.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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