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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카시아 Apr 04. 2023

말과 행동의 이면을 살펴주어야

그런 양육자가 되어가기 위해 상담자가 양육자 마음을 살펴주어야

“그 행동과 말의 이면의 마음은 무엇일까?
내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 이유가 있다.”


놀이터에서 자꾸 개미를 죽이는 5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또래 애들과 부모님은 죽이지 마! 라고 원성이 자자하지만, 이유가 있을 것 같아 물어봤습니다. 

“친구들이 개미를 무서워하니까 내가 다 죽이는 거야”

이 말에서 아이의 따뜻한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꾸 손톱에 피가 나도록 뜯는 아이도, 

긴장되고 두려운 마음, 집중되지 않아서 지루한 마음을 보여주는 행동입니다.


갑자기 급식 이야기를 나열합니다. ‘나는 정말 지금까지 야채를 못 먹다니 뭔가 문제가 있어’라고 말하는 내용을 차근히 따라가 보면, 밥과 국만 받고, 야채는 먹지 않으니 급식판에 받지 않고 있는데 그런 모습이 너무 튀어서 안 좋은 주목의 대상이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핵심 감정이었습니다.


이런 이면의 마음을 살피는 데서, 이 친구의 ‘핵심감정과 핵심사고’가 발견됩니다. 그 핵심감정이 그대로 수용되고 공감되어질 때 아이 마음은 편해지게 되고, 공감해 주는 대상과의 친밀감이 더욱 증가되며, 자신에 대한 긍정성과 자기 이해가 높아지게 된다.


이런 이면의 마음에까지 살필 수 있으려면 상담사뿐 아니라 양육자, 교사 등의 어른들은 자기 마음이 편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아이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면 자녀 이면의 마음을 살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를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이 아이의 행동이 왜 불안한지, 내 자신이 뒤처지는 것, 비난받는 것, 엄마로서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 것이나, 모든 것은 엄마 탓이라고 스스로 과도한 책임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마음이 살펴봐져야 그 불안감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상담에서는 이런 과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자기를 알고, 과한 불안감을 이완해 나가는 과정을 함께 해야합니다. 상담자는 부모님에 대한 깊은 이해의 마음으로 ‘한 팀’의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청소년 상담은 중단되었습니다.


때로는 청소년 보다 더 애정이 가는 부모님이 있고, 가끔 내원을 못하셔서 아쉬울 때는 전화로 “어머님, 참 목소리 들으니 좋네요. 이렇게 연결되어있다는 게 느껴져서 반갑네요”라고 전하기도 합니다. 


서로의 존재와 온기를 느끼는 것으로 노곤함이 조금은 가라앉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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