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기 어려워 우울하고 불안한 청소년들을 만날 때, 가장 중요한 건,
나를 괜찮게 여기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삶은 결국 혼자 걸어가는 것이기에 나를 믿고, 나와 가장 잘 지낼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상담 첫 날부터, 너가 좋아하는 것은 뭐니? 넌 뭘 잘하고 싶니? 넌 무엇을 오랫동안 꾸준히 해 왔니?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뭐니? 하루 동안 주로 무엇을 많이 하니? 좋아서 하는 건 뭐니? 등을 물어보며, 이 친구가 좋아하고, 잘 하고 싶어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꼭 상담 첫 날 마지막은 “내가 잘하는 것이 있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구나. 내가 인정받았구나. 나를 알아주는구나”라는 마음을 품고 떠날 수 있도록 의도합니다.
슬프고 속상하고 우울한 일로 상담시간 전부를 쏟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슬프고 속상한 마음을 나눠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데 너가 한주동안 그러면 해낸 것은 뭐니? 한거는 뭐야? 그 힘든 와중에도 한 것이 있구나.” 라는 것을 발견해 줍니다. 우울함에만 머물러있다 떠나면 그 우울함을 고스란히 떠안고 가게 되는 것이지요. 우울함은 내려놓고, 자부심, 희망감, 대견함 등을 가져갈 수 있게 돕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뭔지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나의 목표를 위해 나의 힘을 쏟고 있구나 느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뭔가 반가운 일을 얘기하면, 박수치며 덩실덩실 하기도 하고, 손을 맞잡고 십대가 된 마냥 꺅 하면서 같이 소리를 지르며 신나하기도 합니다.
삶은 고단하므로 그 고단함을 버티게 해주는건 온전히 내가 가진 나의 힘을 아는 것. 상담을 마치고 난 뒤에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가진 게 많다는 것을 전달받고 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고 포괄적이며 새롭고 또한 그 안에서 균열이 복구될 수 있는 애착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관계는 또한 과거의 정신적 외상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포함하여 환자가 가진 자원의 개발을 증진해야 한다.” –‘애착과 심리치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