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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카시아 Mar 01. 2023

지금 이 순간, 몸이 보내는 신호 감지하기

불안증상을 보이는 내담자들과 함께 할 때

지금 현재의 두근거림에 함께 머무릅니다. 


약한 공황증상의 경우, 이야기를 하며 공황증상이 일어날 때 함께 호흡하며 천천히 편안해짐을 지금 여기에서 함께 경험합니다. 그러면 내담자들도 혼자 있을 때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을 함께 연습해 나갑니다.


내담자에게 묻습니다.

상담 오시면서 마음이 어떠셨어요?


지금 현재 마음은 어떠세요?

얼굴이 찌푸려졌는데 약간 불쾌했던 것 같아요. 무슨 마음이었는지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나요?

지금 우리가 그때 이야기를 하게 되면, 심장의 두근 거림이나 호흡의 가빠짐, 몸의 생리적 변화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도 그때를 다시 나누는 것은 지금을 잘 살기 위해 중요할 텐데, 오늘 그 얘기를 나눠도 될 것 같아요. 그래도 될까요?

(이야기하던 중) 지금 표정이 굳었네요. 혹시 지금도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한 느낌이 있나요?

그 느낌을 우리가 감정으로 이야기하면 뭘까요? 답답함? 억울함? 두려움?

잠깐 멈추고 함께 호흡해 볼게요. 내가 지금 참 두렵구나. 무섭구나. 그래서 이렇게 답답하구나.

바닥을 느껴볼까요? 두 손의 온기도 느껴볼게요.

무슨 소리가 들리죠? 눈뜨고 이제 뭐가 보이나요?

우리는 현재에 있습니다.

미래로 인해 불안하고 과거로 인해 답답하지만, 우리는 지금 현재에 있어요. 잘하고 싶고, 그래서 좌절스러운 마음이 들고, 그런 내가 지금 현재 이렇게 있습니다. 나는 지금 여기 살아있습니다. 


좀 더 진행이 되어, 생리적인 안정감이 느껴지면, 그 뒤에는 인지적 작업도 유용해지는 것 같습니다.

충동조절이나 메타인지 능력이 부족한 성격장애군의 경우는 좀 더 많은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safety에서 자기 자비 챕터의 내용과 DBT에서 나를 위로해 주는 오감자극, 나를 격려해주는 말, 나에게 자부심 있고 뿌듯했던 순간을 적어 보는 것, 그리고 구급상자키트 만들기 등 나의 압도된 감정을 잘 조절해 나갈 수 있는 무기들을 많이 알려주는 것이 힘든 순간을 앞둔 내담자들을 일상으로 보낼 때 상담자가 안심이 됩니다. 내 온기를 담아 들려 보내는 종이 몇 장에 마음이 조금은 놓입니다.


아래 논문을 통해, 불안 증상을 호소하는 내담자의 here & now 개입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상담자와 함께 하는 지금 이 안전한 공간에서 정서조절을 같이 한다. 안정애착을 제공하는 양육자의 중요한 조건인 '민감하게 반응적인 태도'로(Bowlby)
안정애착관계는 정서를 조절하는 것을 배우는 학습터라고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애착과 심리치료, 학지사 중).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중년남성의 불안장애 감소를 위한 명상삼당 사례연구, 명상심리상담 제15집, 2016년, 박명석


C: 몸이 아픈데 어디가 아픈지 모르겠는 거예요. 앉지도 눕지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고 또 응급실에 가봤자 분명 기다리기만 할 텐데 이렇게 생각하니까 몸이 더 힘들어지는 겁니다. 손 끝 하나 까딱할 수가 없고 호흡도 잘 안 쉬어지고(2 회기)


T:지금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나요?

C: (부인의 얼굴이) 무서워요. 나를 짓누르고 있어요. (나를) 직접적으로 쳐다보지는 않는데 한기가 느껴져요.

T:그것에 집중해 보세요. 지금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인 다면 무엇일까요?

C: 숨 막힘이요....... 숨이 막혀요(4회기)

T: 알아차림 호흡명상을 하니 어떠신가요?

C: 처음엔 너무 많은 생각들이 나서 오히려 머리가 아 픈것같았어요. 그런데 숫자를 세어보라고 하셔서 천천히 호흡과 함께 숨이 들어오고 나갈 때숫자를 세어 봤는데 정말 감쪽같이 잡념이 사라졌어요. 아 마도 숫자 세기는 평소에도 해봐서 안정감이 들었나

봐요.

T: 몸은 좀 어떠신가요?

C: 마치 깊은 잠을 자고 깬 것처럼 시원해요. 머리도 맑아졌어요.(2회기)


T: 지금 떠오르는 장면이 어떤 장면인가요?

C: 아내가 잠들어 있어요. 아이들과 해돋이 간다고 나 가더니 애들한테 전화해서 물어보니 어제 장모님 댁에 가서 술을 먹고 아직까지 자고 있어요.

T: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C:술도 많이 먹지 못하는 사람인데 저 사람도 많이 힘 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T: 지금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면 무엇일까요?

C: 미안한 거요. 내가 잘못을 많이 했어요. 저 사람도 많이 힘든데 제가 몸이 아프다고 저만 봐달라고 했어요. 투석하면서 장애인 판정받고 이렇게 아픈 나만을 위해 살아주기를 바란 거예요. 이런 나 때문에 힘들었을 아내를 저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7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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