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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다 Nov 01. 2020

마음 깊이 그리울 땐

박완서 작가가 잘 키운 장성한 스물다섯 살 된 아들을 잃고 써 내려간 일기를 묶은 책이 있다.

*한 말씀만 하소서*

한국에서 자주 가던 북카페 책장에서 우연히 뽑아 들고는 그 책을 읽으러 일부러 그 카페를 세 번이나 더 갔다.

그렇게 읽게 된 그녀의 심정.

그땐 그냥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마음 편에서 그녀의 글이 공감이 되었었고. 상상하기 어려운 큰 아픔에서 한 겹씩 쌓아가는 일상의 글들이 솔직하고 담백하니 맘에 닿았었는데..


문득, 박완서 작가도 이렇게 이런 맘으로 글을 써내려 갔겠구나 싶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심정. 글로 부셔내면서 내 마음의 결을.. 중심을 다시 잡는 것.

처음부터 그럴의향도  없었으려니와 그럴 거라 생각해서 글을 쓰진 않았는데 나 역시 글을 통해 이 마음을 비워내며 또 한 번 공감한다.


당시 카페에서 다 읽고서도 한 권 갖고 싶은 마음에 이미 절판된 책을  중고서적 사이트에서 찾았었었다.

이미 책장마저 누렇게 바래어진 오래된 책이나 그만한 오래된 어미의 정이 눅진하게 배어든 책.


어미의 품을 아직도 그리는 나는 오늘도 이렇게 예정 없이 글을 남긴다.


ⓒ h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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