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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목수 Oct 18. 2024

아이처럼 야수처럼

데모도 ep15

"저기요! 수호 ! 일어나요"

 

예상에 없던 시나리오가 하나  추가됐. 과일 소주를 음료수처럼 홀짝홀짝 들이켜던 수호는 결국 넉다운이 되었다. 윤아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테이블 위에 팔베개를   엎드려 곤히 잠들었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원형 테이블이 차가웠던 모양이다. 팔베개 아래 자신의 겉옷까지 깔고 단잠에 빠졌있었다.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다.

 

당시 과일 소주는 달달하고 목 넘김이 좋아 많은 여성들을 취객 대열로 합류시켰다.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과 소주잔을 기울일  있게 되었다. 그만큼 여자를 유혹할  있는 기회는 많아졌고 확률은 올라갔다. 술은 이성(理性) 잃고 이성(異性) 유혹에 쉽게 무너지게 만드는 아주 좋은 매개체이다. 지금 윤아 앞에는 과일 소주  한 병에  정신줄을  놓아버린  남성이 아이처럼 새근새근 거리며 잠들어있다.
 

윤아는 그와 술을 마시는 내내 수호가 아이 같은 순수한 동심을 가진 남자로 느껴졌다.

그동안 성인 남성들이 자신 앞에서 보여왔던 말과 행동이 아니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한테 하는 말과 행동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싫은  싫다고 바로 티를 내고 좋은  바로 얼굴 표정에 드러나는 그런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윤아는 성인이  이후 만난 대부분의 남성은 한결같았다. 그들은 직장이 어디고, 무슨 일을 하며, 수입은 어느 정도이며 앞으로 계획은 이러이러하다는 둥의 얘기로 그녀가 물어보지도 않은 그리고 그리 관심도 없는 얘기들만 늘어놓았다. 그들은 현재 자신들이 가진 것들을 얘기했고 앞으로도  많은 것을 가질 거라는 것만 얘기했다. 그리고 앞으로 가질  있는  중엔 그녀도 포함될 것처럼 얘기했다.

 

동물의 세계와 다를  없었다.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먹이를 물어다 주고 다른 수컷들과의 경쟁에서 자신의 우월함과 강함을 자랑하는 듯했다. 동물의 세계에 수컷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하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것이다. 인간도 결국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존재일 뿐이다.


 아는 선배가 대법관 출신이신데 최근에 강남에 로펌을 차리셨는데 저도 거기서 일해요

“같이 골프 치는 친한 국회의원 분이 있는데, 그분이 귀띔을 해주셔서 제가 최근 그린벨트로 묶인 땅을  샀거든요, 조만간... 하하하

얼마 전에 중국 천진에 새로 크게 공장도 하나 지었어요, 요즘은 글로벌 비즈니스 아니면… “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배경과 인맥 그리고 커리어들을 얘기하며 앞으로의 그럴듯한 비전을 그녀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자신이 가진 것과 누리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리고 자신 내면에 가득  것들에 대해선 말을 하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내면에 들끓는 것들은 밖으로 표출하면  되는 불온한 것들이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불온한 것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더 화려함 것들로 그것을 가리려는 듯했다. 

 

윤아는 그런 남자들의 허세가  보기 싫었다. 그럴 때면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남자들을 무표정으로 관찰했다. 웃긴  그런 자세가  남자들에겐  많은 의욕과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이성과의  만남은 항상 술자리로 시작하곤 했다.  이유인즉, 처음부터 술을 먹여서 이성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상대방의 본성을 드려다 보고자 함이었다. 윤아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알코올 해독 능력을 가졌다. 웬만해선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만나는 남자들 마다 다들 그녀 앞에서 이성을 잃을 때까지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하나였다.  가려져 있던 불온한 본성이 드러나거나 아니면 취해 쓰러지거.

 

남자들은 하나같이 술에 취하면 허세가 많은 남자는 허세가  늘어날 뿐이었고 그게 아니면 허세에 개진상까지 더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수호는 달랐다. 그는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자신의 연약하고 초라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참나~   남자 도대체 뭐지?’

 

만약 다른 여자였다면 그를 철없는 남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윤아에게는 그런 수호의 모습이 그녀 안에 봉인되어 있던 모성본능을 자극했다.

 

"일어나요 수호씨! 여기서 이렇게 주무시면 어떡해요?"

 

윤아는 수호의 팔을 잡고 자신의   어깨 위에 걸쳤다. 힘겹게 그를 부축해서 술집을 빠져나왔다. 

문제는 그를 어떻게 돌려보내야 할지 난감했다. 다른 남자들 같았으면 그냥 버리고 나왔을 것이다.  윤아의 목에 걸친 그의 팔이  늘어진 몸의 무게를 지탱하며 그녀의 목을 짓눌렀다.

 늘어진 그의 몸은 마치 물먹은 이불빨래처럼 느껴졌다.


"아하~ 도저히  되겠는데..."

 

윤아는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그녀는 번화가에서 혹여 이런 모습으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노심초사했다. 그녀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수많은 인파들의 시선을 피해 후미지고 어둑한 골목의  모텔로 찾아 들어갔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 그녀는 평소 요가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몸과 체력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건장한 사내를 둘러업고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저기  있어요?"

"아이고, 총각이 떡이 됐네, ~ 참... 살다 살다 처자가 떡이 돼서 오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떡이  총각을 짊어지고 오는 여자는  처음일세 큭큭"

"아니 그런  아니고요.  나올 거에욧! 얼마예요?"

"그럼   밤이네, 7 !"

" 밤이요? 그게 뭐예요?”

"자고 간다고

그럼 세면도구는 하나만 주면 되겠네"


윤아는 남은 힘을 다해 수호를 부축해 모텔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침대에 던지듯이 눕히고는 자신도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앉아 있을 힘도 없어 방바닥에  드러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들이 옆으로 흘러내렸다.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 버렸다. 방안에는 그녀의 거친 숨소리와 수호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거친 숨소리가 가라앉았을 즈음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섰다.


"! 벌써 12시가  됐네, 큰일이네 아버지가 알면, 으윽, 빨리 가야지, ?! 근데 이건 무슨 냄새지?"


윤아는 그제야 자신의 어깨가 흥건하게 젖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거기선 고약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순간 침대에 엎드린  자고 있는 수호를 바라본다. 그의 입가에는 이물질이 

섞인 타액이 흘러 베개를 적시고 있었다.


"이런!  냄새!  되겠다  씻고 가야겠다"


윤아는 땀과 수호의 타액 냄새로 범벅인  채로는 도저히 나갈 수가 없었다. 수건과 세면도구를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아이참!  하필  욕실은 유리로 되어 있는 거야. ,  자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욕실의 벽은 투명과 불투명 섞어놓은 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 안이 보였다. 선명하진 않지만 그녀가 씻고 있는 나체의 실루엣이  보일 정도였다. 그녀는 블라우스와 청바지를 벗고 몸을 씻어내려갔다. 몸에 거품을 칠하고 물로 씻어 내리려던 찰나 그때  안에서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당황한 윤아는 수건으로 중요부위만 가린  욕실 밖으로 까치발로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잠든 수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무슨 꿈이라도 꾸는 것인지 감긴 눈꺼풀 위로 동공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 아버지!! 제발! 그러지 마요,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그때였다. 갑자기 수호가 침대에서 허공으로 손을 휘저으며 소리쳤다. 순간 당황한 윤아는 몸을 가린 수건을 떨어뜨리고  자리에 얼어버렸다. 다행히 그가 잠꼬대를  것을 알고는 얼른 수건을 집어 들고 다시 몸을 가렸다. 그리고 서둘러서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 엄마! 지금 들어가는 중이야 금방 갈게~ 미안! 끊을게, 아빠한텐   잘해줘 알았지?"


윤아는 핸드폰 전원을 끄고 다시 욕실로 들어가 씻던 몸을 마저 씻고는 타액에 섞인 이물질에 더러워진 블라우스를 손으로 세탁했다. 몸에서 고약한 냄새가 사라지고 나니 한결 개운한 기분이다. 윤아는 바지와 브래지어만 입은  드라이기로 블라우스를 말렸다.


"그러지 말란 말이야! 엄마! 도망가! 어서!"


 그때 또다시 수호가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로 잠꼬대를 한다.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윤아는 블라우스를 말리다 말고 그의 곁으로 가서 그를 내려다봤다.   없는 악몽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그를 깨워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자신이 지금 벗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내 단념했다. 수호의 양쪽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또다시 그녀의 모성본능을 자극했다. 그녀는 조용히 그의 옆에 누워 그의 머리를 가슴으로 감싸 안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윤아도 술기운과 샤워  개운한 기분에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으으으음 목이.. 무.. 우울"


수호가 입안이 타는 듯한 갈증에 눈을 떴을  눈앞에는 윤아의 하얀 속살이 눈에 들어왔다. 양쪽으로 하얀 브래지어 끈이 보이고  사이로 하얀 젖무덤과 가슴골이 눈에 들어왔다. 타들어가던 입안은 어느새 침이 고였다.

 

수호는 끓어오르는 정욕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마치  모습은 어린아이가 엄마의 젖가슴을 파고드는 듯한 모습이었다. 갑자기 가슴으로 파고든 수호의 행동에 놀라 깨어난 윤아는 수호를 뿌리치려  봤지만 이미 강한 완력으로 허리를 감싸며 파고드는 그를 힘으로 뿌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 !"


윤아가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수호의 입술이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전까지 어린 아기처럼 잠들어 있던 아이가 어느새 야수처럼 돌변해 그녀의  곳곳을 애무했다. 잔뜩 힘이 들어갔던 그녀의 몸은 그의 애무에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무장해제되어 가고 있었다. 아이의 모습에서 갑자기 야수로 변해버린 그의 모습은 그녀에게  다른 신선한 충격을 가져왔다. 윤아는 그런 수호의 모습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었다.


  밖에는 동이 트고 붉은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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