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나 Jun 23. 2024

6화 행복은 작고 사소한 곳에 있다

24시 무인라면가게

토요일 청량리 역 앞은 오고 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저마다 배낭이며 캐리어를 끌고 행복한 얼굴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들.

모두들 뭐가 저리도 행복한 걸까. 친구들을 기다리며 사람 구경을 하던 소율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어른이 되면, 저 나이가 되면 그땐 행복해질까’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엄마, 아빠에게서 독립도 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내 인생을 살 수 있을 테니까.



“윤소율!!”


태진이 부르는 소리에 소율은 정신이 번뜩 들었다.



“무슨 생각하느라고 부르는 것도 모르는 거야?”


태진 옆에서 서우가 가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안녕... 소율아.”


“아, 미안. 잠시 딴생각하느라고. 이제 갈까?”


“근데 넌 집에 뭐라고 하고 나온 거야. 너 토요일도 하루종일 학원 스케줄 있는 거 아니야? “


태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아. 내가 다 알아서 했으니까 걱정 마. 서우 넌?”


“엄마가 아빠한테 1박 2일 학교에서 캠프 간다고 거짓말해 줬어...”


대답하는 서우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아빠에게  시달리고 있을 엄마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우리 이거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나야 할머니께 솔직히 말씀드리고 나올 수 있었지만 너희 둘은 아니잖아.

 우리 꼭 이렇게까지 백준기 찾으러 가야 하는 거야? “


“엄태진 너 가기 싫으면 빠져. 억지로 오라고 한 적 없어.”


“누가 가기 싫대?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이렇게 갔다가 나중에 걸리면  그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고. 몇 번을 말해?”


“얘, 얘들아... 싸우지 마. 제발... ”


서우의 말에 언성을 높였던 태진과 소율도 조용해졌다.1분간의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태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좋아. 다들 각오하고 나온 거니까 가자. 백준기 이 미친놈 찾으러!!”


태진이 앞장서서 걷자 소율과 서우도 그제야 마주 보고 웃었다.

청량리 역으로 들어서자 소율이 앞장서기 시작했다. 경춘선 전철역 승강장으로 망설임 없이 곧장 직진하는 

소율의 뒤를 태진과 서우가 뒤따랐다. 잠시 후 승강장으로 춘천행 전철이 천천히 들어왔다.

비록 가출한 준기를 찾으러 가는 거지만 셋은 집에서 해방되어 여행이라도 떠나는 것 마냥 들떴다.



“소율이 너 좀 멋지다. 헤헤”


전철에 오르자마자 서우가 얼굴을 붉히며 소율에게 말했다.



“너도 참, 별 게 다 멋지다. 그나저나 백준기한테 잘 말한 거지?”


“응. 걱정 마. 내가 혼자만 조용히 갈 테니까 춘천역 앞으로 나오라고 했어.”




이틀째 찜질방에서 몰래 숨어 지낸 준기가 터덜터덜 춘천역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이제 수중에 돈도 몇 천 원뿐이라서 그거라도 아끼려면 역까지 걸어가야만 했다.

서우한테 연락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하긴 했지만 아직도 준기는 잘한 일인가 싶다.

아니 이렇게 무턱대고 집을 나온 게 잘한 일인가 싶었다. 사실 준기도 처음부터 집을 나오려던 것은 아니었다.


데뷔 조 마지막 월말평가를 앞두고 준기는 이번엔 정말 자신이 있었다.

열심히 쉬지 않고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엄마, 아빠에게 이번엔 반드시 될 거라고 확신의 말까지 전했었다.

데뷔해서 돈 많이 벌면 부모님께 꼭 가게를 사드릴 거라고 큰소리까지 쳤던 준기였다.

장사도 잘 되지 않는 작은 분식점을 하는 부모님이 매달 가게 월세 걱정 안 하게 해 드리겠다고 호언장담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데뷔 조에서 낙방도 아니고 퇴출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통보를 받았다.

대체 내가 왜!

그동안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내가 퇴출이라니!! 준기는 믿기지가 않았다.

준기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왜요? 이유가 뭔데요?  내가 퇴출당할 만한 일을 한 게 있나요?”


준기는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 너무 분해서 꾹 참으려 했지만 야속하게도 눈물이 자꾸 흘렀다.



“준기 너 4년 차 연습생이지?  그런데 2,3년 차 애들하고 비교했을 때 아무리 봐도 아이돌로써는 소질이 많이

 부족하다는 게 신인개발팀의 생각이야. 그리고 또 하나는, 음...

 너 여자 연습생들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는데 그 규칙을 계속해서 어겼어.

 너에 대한 소문도 회사 내에서 별로 좋지 않아. 여러 가지 사안을 놓고 회사에서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니 

 이해하길 바란다. 우리도 이런 통보를 하게 되어 유감이구나. “


준기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소질이 없다고? 내가 여자 연습생 친구들과 친하게 지낸 게 대체 무슨 문제라는 건지.

그리고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은 또 뭐란 말인지. 어떻게 소문 하나만으로 나란 사람에 대해서 평가할 수 있는 거지. 준기는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아무리 되물어도 해답을 찾을 길이 없었다.

그 길로 연습실을 뛰쳐나오다시피 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무작정 걷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부모님의 분식점 앞에 와 있었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오늘은 손님이 세 테이블이나 있었다. 초여름 저녁인데도 이상 기온 탓인지 날이 후텁지근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불 앞에서 튀김을 튀기고 있는 엄마.

손님이 부르는 소리에 헐레벌떡 달려가는 아빠도  땀방울을 손으로 훔치고 있었다.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꾹 삼키고 준기는 돌아섰다.

차마 집으로 갈 수 없어서 무작정 전철을 타고 가다 보니 경춘선 행 전철 안이었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전철은 한 시간 하고도 30분 만에 춘천역에 세 친구들을 내려놓았다.



“와, 춘천까지 전철 타고 이렇게 금방 오는 줄은 몰랐어.”


서우가 전철도 못 타본 어린아이처럼 신기해하며 말했다.



“최서우! 나랑 태진이는 일단 역 안에 있을 테니까 너 혼자 나가서 준기를 만나.

 괜히 우리 다 같이 나갔다가 백준기 이 자식 도망가면 안 되잖아. 준기를 데리고 제일 가까운 카페나 분식집

 아무 곳이나 들어간 다음에 우리한테 카톡해. 알겠지? “


“응. 알았어. 나 잘할 수 있어.”


“그래. 서우야. 파이팅!”


태진이 갑자기 파이팅을 외쳤다.



‘뭐야. 갑자기 뭔 파이팅이람!’


소율은 이 두 남사친들을 데리고 작당모의를 하자니 참으로 답답했지만 어쩌겠나.

혼자보단 둘, 둘보다 셋이 낫다고 했으니 잘 가르쳐서 써먹어봐야지.



“어? 준기다. 저기 저기.”


서우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납작 엎드리는 소율과 태진.



“큭”


태진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자동으로 몸을 낮추고 있는 자신과 소율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소율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대체 여기서 이 녀석들과 뭘 하는 거지 싶으면서도 내심 즐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목소리까지 낮추어 말했다.



“최서우, 얼른 나가봐.”


저만치에서 준기가 터덜터덜 걸어오고 있었다. 늘 쾌활하고 명랑한 준기였는데 지금 저 멀리 보이는 준기의 어깨는 축 쳐져있었다. 그래도 서우를 발견하자마자 이내 얼굴이 밝아지는 준기였다.



“이야~~ 최서우. 역시 너밖에 없다.”


“준기야... 너, 괜찮은 거지?”


“괜찮지 그럼. 이 백준기가!!”


“근데 집은 왜 나갔어...”


“그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


“밥은 먹은 거야?”


“야 안 그래도 배고파 죽겠다. 나 지금 2천 원이 전재산이야. 돈 좀 가지고 왔어?

  그냥 보내줘도 되는데... “


“아니야. 너도 보고 싶고 해서...”


“역시 친구 밖에 없네.”


“저기 햄버거 가게 있다. 우리 햄버거 먹으러 갈까?”


“오키~~~~”


서우를 만나 기분이 좋아진 걸까, 햄버거를 먹으러 갈 수 있어서 좋은 걸까.

여러 가지로 기분이 좋아진 준기가 서우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걸었다.

서우는 슬쩍 뒤를 한번 돌아보다가 다시 모른 척 준기와 발을 맞추어 걸었다.

어제저녁과 오늘 아침까지 굶은 준기가 햄버거를 개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서우는 한입 베어 물지도 않은 자신의 햄버거까지 준기에게 내밀었다.



“넌 안 먹어?”


“응. 난 감자튀김이면 돼. 지금 배가 안고프네.”


“그래~~~? 그렇담 감사히 내가 먹겠습니다.”


“야 백준기!! 햄버거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 익숙한 목소리는 엄태진?? 고개를 들어보니 태진과 소율이 나란히 서서 준기를 노려

보고 있었다.



“너, 너희들 어떻게... 켁, 윽... ”


준기는 갑작스러운 친구들의 등장에 몹시도 당황한 눈치였다.



“준기야, 여기 콜라 마셔. 얼른”


서우가 내민 콜라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나서야 준기는 겨우 진정이 되었다.

어느새 친구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뭐냐. 백준기. 네가 중딩이야? 가출은 무슨 가출이야. 그거 중2병으로 방황하는 중딩이들이나 하는 짓이야.

 고딩이면 철이 좀 들어야지. 이게 뭐니 이게. “


아, 소율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듣기 싫지가 않았다.



“부모님께 연락은 드린 거야? 춘천은 대체 왜 온 거야? 어릴 적 살던 동네가 그립기라도 했어? “


“윤소율, 1절만 해라.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보아하니 며칠 굶은 것 같은데 준기 먹게

  좀 두자. “


태진이 준기 편을 드는 일도 다 있고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우리도 뭐 좀 먹자. 백준기 이 자식 때문에 아침부터 일찍 나오느라고 배고파 죽겠다. “


그럼, 그렇지. 태진이가 준기 편을 곱게 들 리가 없지. 준기는 그래도 좋았다.

서우, 소율, 태진 세 친구들이 자신을 위해 춘천까지 온 게 믿기지 않았다.



“야,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내가 지금은 돈이 없지만 서울 가서 다 갚을게. 마음껏 먹어. “


“닥쳐!!!”


소율과 태진이 동시에 눈을 부라렸다. 이럴 땐 입이 척척 맞는다.

서우가 참다못해 웃음을 터트렸다. 태진과 소율, 준기도 함께 웃고 말았다.



“그래서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동네는 둘러봤어?”


감자튀김을 입에 넣으며 소율이 물었다.



“하도 많이 변해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더라고. 아, 너희들이랑 가고 싶은 곳이 있어.

 우리 얼른 먹고 일어나자. “


“뭐? 어딜 또 가자는 거야. 힘들어~~~”


“춘천까지 왔을 때는 나만 잡으러 온 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

 다들 그 배낭들은 뭐야. 여행 가방 아니야? “


“뭐래.”


다들 말은 그렇게 퉁명스럽게 하지만 낯선 동네, 낯선 느낌이 가져다주는 이 묘한 기분과 설렘을  똑같이 느끼고 있었으리라.



“그래. 난 가고 싶어. 준기야 어디 갈 건데?”


어쩔 때 보면 가장 소심하고 내성적인 서우가 가장 대범할 때가 있다.

네 명의 친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둘러 햄버거를 먹고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낮은 학교 담장길을 따라 준기와 친구들이 나란히 걸었다.

어릴 땐 높게만 보였던 학교 담장과 교문이 지금은 준기의 키보다 훨씬 낮아져 있었다.

시골 마을의 작은 분교는 고등학생이 된 네 친구들에게는 마치 소인국처럼 모든 것이 작고 아담하게만 느껴졌다.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옛날에는 소박하고 심심했던 학교 건물이 오색빛깔 무지개 색으로 변한 것이었다.



“와, 여기가 준기 네가 다니던 초등학교야? 엄청 귀엽다.”


서우가 이런 초등학교는 처음 본다며 신기해했다.



“응. 3, 4학년 때 2년 다녔지. 2년 동안 여기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았거든.”


“부모님은?”


“그때 아빠 사업이 망해서 나를 할머니 댁에 두고 엄마, 아빠 둘이 돈 벌러 서울 가셨었거든.

 2년 만에 데리러 왔지만 뭐 잘 돼서 데리러 온 건 아니고. 그때 동생이 너무 어려서 동생만 데리고

 가셨는데... 내 동생이 형아를 찾으며 그렇게 매일 울더란다.

 크~~~ 역시 내 동생. 그래서 2년 만에 나를 데리러 오셨지. “


소율의 심플한 질문에 준기는 역시 준기답게 별 일 아닌 것처럼 대답했다.

어느새 소인국 나라의 땅으로 들어온 친구들.

이런 작은 학교를 오랫동안 지켜왔던 것 같은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친구들은 털썩 주저앉았다.



“엄마, 아빠 보고 싶었겠네.”


태진이 옆에서 나뒹굴던 나뭇가지로 땅을 슥슥 파면서 말했다.



“보고 싶었지. 근데 나는 그때 2년이 너무 좋았다. 내 마음속에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2년이었지.

 물론 엄마, 아빠는 너무 보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부재를 잊게 할 만큼 나는 이 학교와 친구들,

 선생님이 너무 좋았어. 너네 내가 왜 아이돌이 되겠다고 결심한 줄 아냐? “


“왜?”


“내가 여기로 전학 와서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을 만났는데.  아, 이 학교는 워낙 작아서 3학년 때

 담임이 4학년때도 담임이었어. 그때 우리 선생님이 정말 정말 좋았어. 늘 기타 치면서 우리들에게 노래도       가르쳐주시곤 했거든. 그때 샘이 나한테 그랬어. 준기 너는 노래도 참 잘하고 끼도 많아서 나중에 가수 되면 

 정말 정말 잘할 거라고. 샘은 늘 나한테 잘한다 잘한다 칭찬만 해주시고 용기를 주셨던 분이거든.

 서울로 다시 전학 와서도 한동안 샘과 연락을 했었는데...

 내가 샘 생각하면서 새 학교에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버텼지. 그리고 가수의 꿈도 그때 키운 거고. “


“음... 백준기 너도 사연이 긴 아이였구나.”


소율의 말에 준기가 웃었다.



“나 이래 봬도 사연 있는 남자다. 크크”


“으이그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때 휴대폰 진동이 요란하게 울렸다. 소율의 폰이었다.

소율은 폰을 확인하더니 다시 가방 안으로 집어넣었다.



“아까부터 계속 오는 것 같던데... 너 괜찮겠냐?”


태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괜찮다니까. 그나저나 너희들 이제 어쩔 거야. 갈 때는 있고?”


“글쎄... 우리 이제 어쩌지.


햄버거 가게에서 나올 때만 해도 대범하던 서우 녀석이 다시 소심해진 말투로 말했다.



“너희들 바다 갈래?”


“바다??”


소율의 말에 세 명의 남사친 녀석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어차피 오늘 1박 2일 하려고 나온 거잖아. 태진이 넌 할머니께 허락받았다고 했고 서우 넌...

 너도 엄마만 허락하셨지만 허락받은 거나 마찬가지고, 준기 넌 부모님께 연락드려.

 계속 연락은 드렸다고 해도 걱정하시니까 오늘까지만 친구 외할머니 댁에서 자고 간다고

 걱정 마시라고 해. “


“친구 외할머니 댁?”


“소율이 너 외할머니 댁이 바닷가야?”


“어디? 어딘데? 우리 가도 되는 거야?”


쏟아지는 남사친 녀석들의 질문에 소율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우리는 강릉으로 간다. 우리 외할머니 댁!! 나는 엄마 허락 없이 나오긴 했지만... 걱정 마.

 할머니 댁 가면 자동으로 엄마가 알게 돼. 그러니까 나도 반은 허락받은 거나 마찬가지야.

 저녁 되기 전에 빨리 가자. 여기서 버스 타고 2시간은 가야 해. 얼른 안 일어나고 뭐 해? “


“어? 어... 그, 그래.”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 서우가 소율의 눈치를 보며 일어났다.



“오, 예~~~ 강릉으로 렛츠 고~~~ 우후~~”


집 나온 백준기를 잡으러 왔는데 준기는 절대 끌려가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지금 가장 신난 사람은 백준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 가보자. 어디.”


태진마저도 쿨 하게 말하며 일어나 엉덩이를 털었다.

오늘따라 더 대장처럼 느껴지는 소율의 뒤를 세 명의 친구들이 뒤따랐다.

모두들 들썩이는 어깨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신나고 행복한 날도 있는 거지.

행복이 뭐 별 건가.

이전 05화 5화 사라진 준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