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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401호 VIP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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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치도치상 Feb 05. 2024

성공하는 삶이란 이런 거예요

이주일 노력 끝에 앉기에 성공!

엄마 아빠는 걱정을 했어요. 의사 선생님은 9개월이 훌쩍 지난 콩콩이가 앞으로 기어갈 수 있도록 연습을 시켜야 한다고 했거든요. 엄마 아빠는 아기들이 저절로 다 앞으로 기어가고, 앉고, 서는 줄로만 알았지 뭐예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아뿔싸!


의사 선생님은 보통 스스로 앉는 아이들도 있고, 서는 아이들도 있다고는 했어요. 콩콩이는 발달 속도가 느린 것 같다고 했어요.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는데 앞으로 못 기면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했어요.


그날부터였어요. 콩콩이는 앞으로 기어가기를 혹독하게 훈련했어요. 그러나 엄마 아빠의 바람과는 달리 콩콩이는 앞으로 몇 자국 움직이나 싶더니 누웠어요. 그리고 엄마 아빠를 향해 빙긋 웃었답니다. 엄마 아빠는 훈련을 시킨다고는 했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았어요.


일주일이 그렇게 지나자 콩콩이는 조금씩 앞으로 가기 시작했어요. 이게 무슨 일일까요? 콩콩이는 앞으로 기어가는 것보다 누워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콩콩이가 좋아하는 리모컨을 앞에 두자 팔을 절뚝거리면서 조금씩 기어가기 시작했어요! 엄마 아빠는 소리를 질렀어요.

"이제 앞으로 가는구나!"


콩콩이는 정면이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기는 바람에 리모컨을 집기에는 조금 모자랐어요. 그러나 팔을 힘겹게 뻗어 리모컨을 쥐었답니다. 그리고는 벌렁 누웠어요. 엄마 아빠를 향해 씽긋 미소를 날리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엄마 아빠가 바라던 그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예요. 10cm 라도 앞으로 간 건 간 거니까요.


며칠 전부터는 콩콩이가 혼자서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엄마 아빠는 생각했어요.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쉽구나.


며칠이 더 지나자 콩콩이는 스스로 앉아보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렇게 일주일을 혼자 연습하더니 콩콩이는 마침내 혼자 앉게 되었답니다! 엄마는 너무 좋아서 사진을 찍어서 일하고 있는 아빠에게 보냈고요. 엄마와 아빠는 온동네방네 자랑을 했답니다.


아빠는 어릴 적 수학문제를 풀던 때가 생각이 났어요. 일주일을 넘게 이 공식, 저 공식을 대입해 보고, 이 각도에서, 저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서 끙끙거렸던 문제였어요. 어느 날 갑자기 방법이 떠올라 문제를 푼 적이 있었대요. 그때 느낀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이란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강남이란 곳의 아파트에 살며, 좋은 외제차를 타고, 배경 좋은 배우자와 결혼해 떵떵거리면서 사는 거래요.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것을 가진 게 성공이라네요.


그런데 아빠는 생각이 다르대요. 성공은 남들이 바라는 것을 갖는 게 아니라 자신이 목표했던 것을 이루는 거래요. 그러니까 아빠는 누가 궁금해하지도 않는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대요. 콩콩이가 그렇게 오랫동안 노력해서 10cm를 기어갔을 때가 성공한 거래요. 일주일 넘게 혼자 앉기 연습을 해서 마침내 앉게 되었을 때가 성공한 거래요.


남들이 원하는 삶, 남들이 바라는 성공한 삶에는 성취감이 없대요. 반면 내가 노력해서 마침내 닿은 목표로부터 오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라서 그렇다네요. 


콩콩이도 비슷한 성취감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콩콩이는 온갖 노력을 기울여 혼자의 힘으로 기어갔고요. 혼자의 힘으로 바닥에 앉았답니다. 콩콩이의 얼굴은요, 누가 보더라도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가득했어요. 아빠는 기쁨의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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