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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401호 VIP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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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치도치상 Dec 17. 2023

다이어트 대작전

다이어트 필패론

“체중이 상위 30%인데요?”

그때부터였어요. 콩콩이의 식사 시간은 하루 5차례에서 4차례로 감소했어요. 새벽에 배고파서 일어나도 엄마 아빠는 콩콩이에게 맘마를 줄 생각을 안 했어요. 콩콩이에게는 매일같이 혹독한 엎드려 기기 자세와 뒤집기 훈련이 반복되었어요.


보통 오 개월 아가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건강검진을 실시해요. 엄마 아빠는 콩콩이를 데리고 소아과를 찾았는데 몸무게가 상위 30% 안에 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의사 선생님은 아가들이 급격한 성장기다 보니 체중이 늘었다가 줄어들기도 한다고 했어요. 콩콩이의 경우 체중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염려가 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했어요.


그러나 엄마 아빠는 염려를 했어요. 의학 전문가가 염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러나 엄마 아빠는 걱정을 했어요. 이 걱정의 연장선상에서 콩콩이의 다이어트 대작전이 결정된 것이에요. 사실 다이어트라는 게 말이 쉽지 대단히 고통스러운 과정이에요.


인류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건 백 년이 채 되지 않았다고 해요. 몇 만년에 걸쳐 진화해 온 우리 두뇌와 신경계는 다이어트를 “기아 상태”로 인지한대요. 따라서 다이어트를 시도할수록 우리의 뇌와 신경계는 기아 상태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몸을 만든대요. 즉각적으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지방을 축적한다고 해요. 한 심리학자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기아상태로 인지하는 뇌와 신경계 덕분에 다이어트는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대요.


아빠는 이러한 과정을 잘 알고 있기에 심리상담을 하러 온 사람들에게 다이어트를 권장하지 않는대요. 대신에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 건강한 운동 습관을 추천한대요. 그러면 비만인 사람들은 언젠가 적정 체중에 도달할 수 있대요. 더더군다나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 건강한 운동 습관이 몸에 배게 되므로 적정 체중을 오랜시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아빠의 지론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엄마의 말에 적극 동의했어요. 그러니까 아빠는 자녀에게 “기아 상태”로 몰아넣는 행위를 시도하려는 것이었어요. 콩콩이는 매우 슬펐어요.


콩콩이는 매우 안타깝게도 자신이 왜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은 지에 대한 최근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논리를 펼칠 수 없었어요. 자신의 심경을 언어로 묘사하는 것 역시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콩콩이는 엄마 아빠에게 울음, 떼를 씀, 칭얼거림, 팔다리를 위아래로 빠르게 휘저음, 몸을 사정없이 뒤틂 등으로 표현했어요. 그러나 콩콩이의 표현방식은 통하지 않았답니다.


엄마 아빠는 다이어트에 돌입한 콩콩이를 재밌게 해 주려고 안간힘을 썼어요. 콩콩이는 허기를 잊은 채 웃기 시작했어요. 허기는 음식으로 채워져야만이 사라져요. 그런데 연장하는 건 재미와 흥미로 꽤 가능한 것인가 봐요.


그렇게 다이어트 대작전은 한 달 동안 계속되었어요. 엄마 아빠는 콩콩이의 턱 밑살이 빠져 턱받침이 헐렁해졌다면서 좋아했어요. 뱃살도 빠져 차던 기저귀도 허리 부분에 여유가 생겼다고 했어요.


엄마 아빠는 기대하면서 콩콩이의 체중을 쟀어요. 엄마 아빠는 몹시 실망한 듯 보였어요. 한 달이 지났는데도 콩콩이의 몸무게는 여전히 상위 30%였어요. 이래서 과학적 연구결과를 무시하면 안 돼요. 다이어트는 반드시 실패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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