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재개하는 결정적 차이
아기가 탄 줄 알았으나 강아지였어요. 견모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요. 구분하기는 쉽지 않아요. 아기보다는 강아지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해요.
엄마 아빠는 콩콩이가 태어나기 전에 코엑스의 베이비 페어에 다녀왔어요. 원래 엄마 아빠는 강아지에 관심이 없는터라 몰랐었대요. 베이비 페어에 가는 예비 부모가 많은 줄 알았대요. "유모차"가 워낙 많이 보여서요. 가까이 다가가니 아뿔싸. 죄다 강아지들이 타고 있던 "견모차"였던 거예요!
코엑스에서는 베이비페어도 반려견 페어도 웨딩 페어도 열리고 있었어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듯이 웨딩 페어 장소가 가장 협소했고, 그다음이 베이비 페어, 반려견 페어는 어마어마한 크기로 열리고 있었대요. 그러니 그렇게 "견모차"가 많았던 거였어요.
아빠는 콩콩이를 종종 강아지와 비교해요. 배고플 때는 자지러지게 우니 맘마를 먹여줘야 하고, 똥오줌을 치워주어야 하며, 혼자 잠을 이루지 못하니 재워주어야 해요. 심지어 놀아주기까지 해요. 콩콩이는 엄마 아빠가 놀아주지 않으면 악을 써요. 온 동네 다 들리도록 말이죠. 그래서 아빠는 콩콩이를 가리켜 uncivilized라고 불러요. 동물처럼요.
요즘 엄마 아빠는 콩콩이가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계속 엎드려 자세를 만들어 주어요. 콩콩이는 새됐어 자세를 유지하다가는 쉽게 싫증이 나버리곤 해요. 그럴 땐 몸을 뒤집어 누워버려요. 아빠 엄마는 다시 콩콩이를 뒤집어 엎드리게 하지만 콩콩이는 고개를 돌려 다시 누워요. 그러면 엄마 아빠는 다시 콩콩이를 뒤집어요. 콩콩이는 다시 누워버려요.
엄마 아빠는 이를 가리켜 똥개훈련이라고 명명해요. 엄마 아빠가 콩콩이를 훈련시키는지, 콩콩이가 엄마 아빠를 훈련시키는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가족이 함께 모여 똥개 훈련을 해요.
똥개 훈련이 끝나면 강아지는 먹을 것을 받아먹어야 훈련에 기쁜 마음으로 다시 돌입해요. 반면 콩콩이는 엄마 아빠가 안아주어야 해요. 물론 먹는 게 콩콩이도 좋지만 엄마 아빠의 품이 콩콩이에겐 더 좋아요. 훈련이 끝난 후 코알라처럼 엄마 아빠의 품에 매달려 있는 게 그렇게 좋아요. 거기다가 엄아 아빠와 눈을 맞추고 서로 미소를 교환하면 금상첨화예요.
동물과 콩콩이의 결정적 차이예요. 동물은 먹을 걸로 훈련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유도해요. 반면 콩콩이는 따뜻한 포옹과 눈 맞춤으로 훈련을 더 잘할 수 있는 셈이에요. 자꾸 콩콩이를 uncivilized라고 부르는 아빠가 이걸 알아야 할 텐데 말이죠. 콩콩이는 동물과 다르다는 사실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