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지, 『여름 상설 공연』 / 짝꿍의 모래
너무 아름다운 여름날의 바닷가 풍경을 보는 듯한 시였다. 하얗고 고운 모래사장을 거닐며 기뻐하고, 파도가 애써 쌓은 성을 집어삼켜도 다시 쌓고, 또 쌓고 장식까지 하는 짝꿍. 무너질 성, 부서질 미래를 걱정하는 ‘나’에게 기꺼이 자신의 미래를 나누어 준다는 짝꿍. 저런 짝꿍이 옆에 있으면 너무나도 든든해서 무너질 일이 없을 것 같고, 마음도 밝아질 것 같다.
그러면 내 미래를 나눠 줄게
짝꿍은 두 손 가득 모래를 들어 올렸다
함께 꿈꾸면 그 미래는 커질까 아니면 작아질까
알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p.179)
‘나’와 짝꿍이 함께 꿈꾸는 미래가 밝은 빛으로 가득하길 바라게 되는 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