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을 써 내려가는 게 좋아서 계속 블로그에 글을 썼었다. 그러다 막연하게 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공동작가로 에세이 한 권과 동화책 한 권을 출판하고 나니 이제는 단독도서를 내보고 싶어졌다. 국문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내세울만한 잘난 것도 하나 없지만 내 생각을 글로 써 내려가는 게 막연히 좋다. 글쓰기로 돈을 버는 것도, 내게 이익이 생기는 것도 아니지만 글을 쓰는 조용한 시간이 설렌다.
아이가 자는 시간에 혹은 아이를 잠시 시간제 보육을 맡기고 집안에서 혹은 카페에서 숨을 고르고 앉는다. 오늘의 번잡함은 잠시 털어내고 떠오르는 주제를 생각해 본다.이내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하루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되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들이지만 사소하게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육아를 하면서 나의 경우에는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릴 때가 많다. 사실 나는 그다지 강한 사람은 아니라 막연히 지치고 외롭고 버거운 날들이 많다. 육아를 하며 내가 이렇게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이었나 혹은 내가 이렇게나 부족한 사람이었나를 많이 느끼게 된다. 아무래도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를 낳음으로써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만들어져 가는 일인 듯하다. 만들어지는 과정은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 마음을 다해 사랑하며 아이를 케어하고 싶지만그렇지 못한 순간에는 육아에 대한 기준선은 느슨하게 내려 두고 아이스커피 한잔을 탁상 위에 올려둔다. 그리고는 노트북을 켜 브런치에 글을 써 내려가면 다시금 마음이 느슨해진다.
육아하는 엄마의 사소한 글쓰기이지만, 혹여나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있는 분들이 잠시나마 공감받고 위로받는글을 써 내려가게 되길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