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리 Mar 05. 2024

유로파로 떠나는 기차여행

20240305


"민재야, 김민재! 이쪽이야."

초등학교 2학년 민재는 항공센터를 두리번거리느라 정신이 없어요. 여기저기 바쁘게 구경을 하느라 엄마가 부르는 소리도 못 듣네요. 오늘은 민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주기차를 타고 유로파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날이에요. 밤새 설레서 잠을 5시간밖에 못 잤지만 힘이 넘쳐요.

유로파에는 아빠의 이름이 적힌 편지도 있어서 꼭 가고 싶은 곳이었어요.

'10, 9, 8, 7, 6, 5, 4, 3, 2, 1, 0'

드디어 출발해요.

"민재야, 얼마나 가야 한다니?"

"할머니 19시간이면 도착한데요."

"19시간이면 여행하는 느낌이 나겠구나."

"무슨 소리야 할멈, 서울에서 부산을 30분에 다녔는데 19시간을 어떻게 갈지 막막하구먼."

"아빠, 기차에 재미있는 놀거리가 많으니 민재랑 같이 놀면 되죠."

"영감, 예전에 통일호 탔던 거 기억 안 나요? 우리 그거 타고 여행 다녔잖아요."

"그래, 그랬던 때가 있었지!"

"처음 프랑스에서 테제베 타고 놀랬던 거 생각나는구먼."


ps. 1999년 프랑스에서 처음 테제베를 탔을 때 정말 놀라웠다. 세상에 이렇게 빠른 기차가 있다니!


이전 11화 네 기분을 말해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