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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 Mar 07. 2024

예쁜 사진이 찍고 싶어

20240307


"엄마,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힘들어요."

"엄마도 너무 답답하네."

"우리 산에라도 다녀올까?"

"네!"

아침 일찍부터 엄마는 맛있는 김밥을 싸요.

아빠와 윤수는 마실 물을 챙기면서 엄마가 싸는 김밥 꼬다리를 주워 먹어요.

역시 엄마표 김밥은 맛있어요.


드디어 출발!

"오랜만에 우리 셋 외출이네"

"여보, 빠뜨린 거 없지?"

"엄마만 잘 따라오면 돼요. 우린 엄청 빨리 갈 거거든요!"

오랜만의 외출에 다들 목소리가 들떴어요.

신나서 뛰듯이 출발했지만 올라갈수록 점점 힘들어져요.

"엄마 빨리 와!"

"윤수야 너무 재촉하지 마. 그러다 엄마 다치면 큰일 나. 병원 가기도 힘든데."

윤수는 아빠랑 엄마를 기다리며 두리번거리다 물을 마셔요.

조금 쉬고 다시 올라가자 사람들이 안 보여요.

"여보 이제 사람들이 없는데 우리 마스크 벗을까?"

"엄마 벗자. 나 너무 힘들어."

셋은 커다란 바위 뒤에서 마스크를 벗고 크게 숨을 들이쉬어요.

돗자리를 깔고 엄마가 싸준 맛있는 김밥을 먹고 누워서 하늘도 보니 너무 행복해요.

"엄마, 아빠, 우리 마스크 없이 예쁘게 사진 찍어요!"


ps. 역병이 돌던 시절, 가족과 알려지지 않은 계곡을 갔다. 사람이 없어서 마스크를 벗고 놀았다. 당연했던 일상이었는데 소중해졌다. 다시 돌아온 일상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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