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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 Mar 16. 2024

나무야 함께 살자

20240316


"하암~ 잘 잤다!"

"오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입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응, 좋아. 고마워, 미라클."

햇살이 쏟아지는 통유리창 앞에서 갓 내린 아메리카노와 오렌지를 먹던 여원이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미라클을 찾는다.

"무슨 일이세요?"

"미라클, 며칠 전에 내가 얘기한 거 어떻게 됐어?"

"핑크색 옷은 이미 준비해서 드레스룸에 걸어놓았습니다."

"그거 말고 나무 말이야."

"아. 나무는 어제 최종 단계를 마치고 오늘 도착할 예정입니다."

"어떤 나무로 결정했었지? 플라타너스였나?"

"소나무입니다. 소나무가 관리하기가 제일 좋고 솔향기가 두뇌회전에도 좋다고 합니다."

"응, 그리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내 옆에 있어야 해."

"네 그래서 어느 환경에서나 잘 자라는 소나무를 골랐습니다."


'삐리리리 삐리리리'

"안녕하세요!. 소나무 어디에 둘까요?"

"저기 메타세콰이아 화분 옆에 쪼르륵 놔주세요."

"네. 여기 주의 사항이고 물은 한 달에 두 번 정도만 주시면 됩니다. 지구에서 가져온 물이 아니어도 돼서 기르기 편하실 겁니다."

"집에 나무가 많아지니 기분이 더 상쾌한 거 같지 않아, 미라클?"

"죄송합니다. 저는 로봇이라 알지 못합니다."


ps. 사주에 나무가 없단다. 정원이 있는 집에서 나무를 심고 기르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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