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新郞 1. 명사 갓 결혼하였거나 결혼하는 남자 2. 명사 신혼 초의 남편을 이르는 말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결혼을 하고 내 옆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매일 부대끼는 남자가 있다. 같은 감정을 공유하며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 편이기도 하지만 최근거리에서 전방위 공격과 수비를 해야 하는 적이기도 한 남자. 네 덕에 행복하지만 때론 남만 못한 서운함을 주는 그를, 나는 신랑이라고 부른다. 결혼 12년 차에도 신혼의 달달함을 꿈꾸기엔 마냥 행복한 시절은 아니었어서 신랑이라 부르는 까닭이 사전상의 이유는 아니다.
남편의남이 사내 남男임을 알지만 님에 점하나 찍은 남이 더 와닿기도 하고, 남의 편을 줄인 말이라는 우스갯소리 때문인지 생판남을 지칭하는 듯해 거부감이 든다. 어쩌면 여편네라는 듣기 불편한 말 때문일 수도 있다.이런 싫은 이유는 차치하더라도무엇보다 남편보다 신랑이 입안에서 굴리는 맛이 더 달달하고 예쁘다. 이런 기분으로 그를 지칭하면 나에게 꽃이 되는 사람이 될 거 같다. 오늘도 우리 신랑이라고 주문을 외워 본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