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단톡방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은 동네 벚꽃 풍경이다. 모든 사진들에 벚꽃이 한가득 피었는데 그중 눈길을 끄는 사진을 보면 꼭 개나리나 목련이 함께 있다. 결혼 전, 진해 군항제, 여의도 벚꽃축제도 즐겼고 일본에서 제일 먼저 벚꽃이 핀다는 오키나와로 여행도 다녀왔지만 기억에 남는 건 벚꽃은 아니다. 솔직히 벚꽃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흰색도 분홍색도 아닌 애매한 작은 꽃보다는 샛노란 개나리와 크고 하얀 목련이 나에겐 더 눈길 가는 주인공이다. 그래서인지 한창 벚꽃시즌임에도 벚꽃놀이를 못하는 게 아쉽지 않다.
한여름 햇살의 뜨거운 이곳에는 나의 연두빛깔아이와 닮은 하얗고 노란 꽃이 있다. 네가 예뻐서 꽃이 예쁜 건지 꽃이 예뻐서 네가 더 예쁜 건지, 뭐가 됐든 나의 소중하고 예쁜 연두빛깔아이를 닮은 이 꽃이 참 좋다. 곁에 가면 맡아지는 그 향기로움까지도.
만약 꽃 같은 삶을 산다면 벚꽃보다는 선명한 개나리와 커다란 목련이 섞인 듯한 이 이름 모를 꽃처럼 살고 싶다. 근처에 있으면 은은히 풍겨오는 향기를 품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연두빛깔아이 역시 그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