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으로 발령받고 잔뜩 긴장해서 "안녕하십니까!"를 외치던 20대 김계장은 어느새 40살 김 과장이 됐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네 명 중 가장 미안한 손가락이었다. 네 명 모두 똑똑하고 일도 잘하고 예쁘고 멋진 요즘 애들이었다. 게다가 하나같이 열심히여서 다른 팀 요즘 것들과는 달리 미운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넷 다 훌륭한 친구들이라 비교할 수 없었고, 지금도 그럴 생각은 없다. 한 명 한 명 모두 고맙고 소중한 친구들이다. 그들은 이런 내 마음을 알고 있으려나.
1월 어느 주말, 집 근처에서 만난 후배는 변함없이 다소 긴 커트머리를 귀 뒤로 단정하게 넘기고 있었다. 여전히 날씬한 몸으로 허리를 곧추 세우고 앉는다. 단정한 옷에 낮은 신발 취향은 변하지 않았나 보다. 보조개를 보이며 활짝 웃는 것도, 예쁘게 농담하는 것도 그대로다. 눈가에 주름은 조금 늘은 거 같고, 넉살은 좀 더 좋아진 거 같고, 핸드백도 멋져진 걸 보면 세월이 흐르긴 했나 보다. 직장 이야기하다 요즘 애들 너무 힘들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후배 입에서MZ세대 대신 요즘 애들이라는 말이 나온 게 왠지 더 어울린다. 그나저나 후배 역시 나에게 요즘 애들이라고 불렸던 걸 알까 모를까.
요즘 애들의 승진턱♡
"밥을 먹고 커피 한잔을 하면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는 너는 여전히 재잘재잘 귀여운 아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