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느리게 가던 순간들
이 제목과 글은 내가 예전에 회사 다녔을 때 어느 날 밤 적어놨던 글이다. 그때 내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내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다.
나와 그 사람 둘 말고 다른 배경은 슬로비디오처럼 느리게 갔던 그 순간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왜 아직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지 모르겠다.
몹시도 추웠던 밤
회사 사람들끼리 회식 가던 날
아무리 추워도 주머니에 넣지 않던 네 손
왠지 내가 따뜻하게 잡아주고 싶던 마음
그날부터였을까
머릿속에 네가 들어오게 된 게
내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순간
갑자기 영화처럼
우리 둘 말고 주변이 멈춰지던 순간
지금 생각해 보면
일했던 시간도 널 봤던 시간들도
꿈같은데
왜 그 순간들만큼은 내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을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네 손을 내가 잡아줄 수 있을까
슬프게도 짝사랑이었지만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면,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시간의 흐름도 거스르는 것처럼, 암 진단을 받은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간절함이, 기적으로 변하는 순간도 나에게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