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는 '거리'에서

by 희노가

예전에는 몸의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의 거리도 멀어진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 관계도 옅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살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멀리 있어도 여전히 가까이 있었고,

어떤 사람은 바로 옆에 있어도 이미 한참이나 멀어져 있었다.


아주 오래 전 직장에서 인연을 맺은 언니를 오랜만에 만났다.

캐나다 가기 전에도 상황상 만나지 못했고 귀국하고도 한참을 못 만났다.

그러나 우리는 둘 다 알고 있었다. 언제나 서로 응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얼굴에 주름지는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신나게 웃고 울다 돌아오는 길,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을 뛰어넘어 이렇게 마음을 주고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행복해졌다.


거리는 언제나 몸으로만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가끔은 다가가고 가끔은 물러나며 서로에게 알맞은 거리를 찾아간다.


아마도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건, 그 '거리'를 배우는 일이 아닐까.


-희노가


멀리 있어도 가까운 사람들을,

가까이 있어도 닿지 않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