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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재영 Sep 22. 2023

글쓰기를 시작하라

자신과 마주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진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며 살아갈 때가 많다.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다. 일상이 바쁘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습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자신을 찾기 위해 사찰을 찾거나 수련원, 명상원을 찾곤 한다. 속세에서 떨어져 자신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곳을 찾아 그곳에서 자신과 대화를 나누곤 한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적이 있다. 집을 떠나 산속 사찰에서 일정기간 동안 생활하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은 핸드폰도 잠시 접고 현실로부터 나를 격리시켜 놓는다. 오로지 자신 만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래도 속세를 떠난 성직자가 아니므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와서 생활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다시금 현세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곤 한다. 그럼 자신과의 만남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이런저런 잡념이 없어지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에 집중하며 이를 표현하여 정리하게 된다. 독서에 대한 중요성이나 필요성은 어릴 때부터 많이 듣고 성장을 하므로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은 반면, 글쓰기는 작가 같은 특별한 사람이나 쓰는 것으로 인식되어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나의 경우도 50 중반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5년 정도에 불과하다. 친구의 독서에 대한 열정에 매료되어 독서 모임 활동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작가나 전공자가 아닌 극히 평범한 직장인들이 글을 써서 책으로 출간하는 것을 보며 어린아이처럼 부러웠다. 나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글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뜻 쓰지 못하고 주저했다.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포기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무조건 평생교육원 문예반에 등록했다.  


  글을 처음 쓰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나도 자신의 과거 이야기,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일상 모습, 부모님에 대한 추억, 사랑하는 가족 이야기와 같은 신변잡기를 썼다. 1년 6개월 동안 매주 한 편의 글을 썼다. 글을 써서 원우들과 공유하며 함께 읽고 느낌을 나누는 시간들이 좋았다. 글을 모아 출간을 하고 책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나의 삶은 조금 더 풍요로워졌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여 정리하게 되었다.


  글을 쓰면 자신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삶을 추구하고 있는지 계속 자신을 관찰하게 된다. 흐트러진 사고들을 하나로 묶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통해 실행에 옮기려 노력한다. 원하는 삶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행동하는 힘이 키워지게 된다. 글에 대한 책임이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를 해 본 경험이 거의 없어 망설였지만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그분들의 삶도 나처럼 설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참여하게 되었다. 남 앞에 서서 뭔가 알려준다는 것이 어색하고 힘들지만 진심만은 누구 못지않아 조금씩 잘 적응하고 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성인뿐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는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해보자고 하였을 때 가장 먼저 한 질문이 자신의 글을 다른 친구가 보면 어떻게 되냐는 것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주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글을 쓰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글쓰기는 일기와 다르다. 일기는 오직 자신만 보기 위해 글을 쓰기만 글쓰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전제로 글을 쓴다. 글쓰기가 힘든 이유이다. 나의 마음을 어디까지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거짓으로 글을 쓸 수도 있지만 독자들은 금방 안다. 가식적인 글은 결코 공감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글을 쓰면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진짜 쓰고 싶은 글은 힘들고 아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주저된다. 결국 그 한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는 자신이 정해야 한다. 


  글을 쓰면 매일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멋지고 자랑스러운 나를 만날 수도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나조차 싫은 나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피하지 말고 직시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며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 꿈꿔야 한다. 여러분도 글을 쓰면 좋겠다. 처음 혼자 쓰기가 어려우면 다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글쓰기를 시작하면 좋겠다.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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