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 전정국, 1997년 9월 1일생, 육군 신병교육대 복무 중이고, 2025년 6월 11일 제대까지 536일 남았다.
정국이는 방탄의 황금 막내라고 불린다. 다른 별명도 있지만 정국이 특유의 '못하는 걸 못하는' 캐릭터를 이보다 잘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팬들은 못하는 걸 못하는 정국이가 군대가 체질이라고 할까 봐 걱정한다. 그럴 만도 한 게 정국이는 정말로 못하는 걸 못하기 때문이다.
방탄의 메인 보컬인 정국이의 수많은 라이브 무대를 봤지만 노래로 불안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엄청난 춤을 추면서 잘하는 건 기본이고, LOVE YOURSELF 투어 중에 관중석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구를 타면서 노래하는데도 라이브에 흔들림이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 멱살 잡고 얘가 방탄 메인 보컬이에요. 죽기 전에 알아야 해요. 주접을 떨고 싶다.
랩도 잘한다. 남준이를 대신해서 랩 파트를 한 적이 있고, 머스터 공연에서 '재밌자고' 보컬 라인이 랩 라인의 곡('땡')을 한 적 있는데 혼자만 래퍼처럼 잘해버린 경력이 있다. 춤도 잘 춘다. 막눈인 내가 봐도 안정적인 코어 근육과 튼튼한 허벅지가 느껴지는 춤선이다. 멤버들 말로는모두가 지쳐서 널브러지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빡세게 추는 멤버가 정국이라고.
운동도 잘한다. 당연히 몸이 좋다. 멤버들 말로는 수저만 들어도 근육이 생긴다고 한다. 과거에 정국이 허벅지에 집착하던 한 아미가 있었다. 나도 같이 유심히 본 적 있는데 역시는 역시였다. 운동 신경은 타고난 것 같다. 형들을 들어서 던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방탄 자체 예능 콘텐츠인 '달려라 방탄'을 봐도 멤버들이 정국이와 몸으로 대결하는 상황은 피하려고 하는 걸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곡을 잘 쓴다(Love is not over, Magic Shop, My You, Still With You ...). 그림을 잘 그린다. 영상편집을 잘한다(Golden Closet Fil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 뭐든지 복스럽게 잘 먹는다(?) 등등등.
이런 정국이의 다재다능함과 상관없이 입덕 초반 나는 정국이를 눈여겨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막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때까지도 나이를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나와 나이 차이가 적은 석진이나 윤기, 남준이를 좋아하려고 애썼다.
그러다 LOVE YOURSELF 起 Wonder 영상의 테마송이었던 Euphoria를 만났고 완전히 반해 버렸다.
너는 내 삶에 다시 뜬 햇빛 어린 시절 내 꿈들의 재림 모르겠어 이 감정이 뭔지 혹시 여기도 꿈속인 건지
유포리아 정국이는 하늘을 나는 기구 위에서 팔을 뻗어 바람을 느끼며 노래하는 자유로운 소년이었다. 출근길에 유포리아를 들으면 질질 끌려가는 기분이 사라지고 내가 가는 길이 회사가 아니라 환상으로 가는 길 같았다.
아직 덜 자란 시절, 사랑이 뭔지 인식하기 전,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한 상상에 잠겼다. 방탄과 함께 일곱이 되어 바다를 보는 것 만으로 완전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일과 힘든 인간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출근할 수 있었다. 달콤했다.
2022년 페스타 때 공개된 'My You'라는 곡에서 '사뭇 쓸쓸했던 밤 어느새 먹구름은 흩어져가'라는 가사를 들으며 내가 그냥 쓸쓸한 게 아니라 '사뭇' 쓸쓸하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쓸쓸한데 뭔가 달콤했다.
달콤한 맛을 알게 된 나는 정국이가 내 상상 속 남자의 모습으로 등장할 때면 오빠라는 표현을 쓰기에 이르렀다.
맨날 시커먼 후드를 뒤집어쓰고 운동화만 신는 오빠. 시보리 들어간 바지를 좋아하는 오빠. 커다란 가방을 가볍게 들고 다니는 오빠. 앞머리가 내려오면 무심하게 쓸어 넘기는 오빠. 와구와구 잘 먹는 오빠. 운동 열심히 하는 오빠. 따라다니는 여자는 무심하게 쓱 보고 말 것 같은 그런 오빠(사심).
아 어쩔 수 없다. 나는 오빠 전정국을 너무 좋아한다. 오빠 같은 모습 보여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행동하는 전정국을 너무 좋아해.
자유로운 소년 전정국, 아무것도 없던 열다섯에서 못하는 걸 못하게 된 전정국, 방탄 여섯 형의 자아가 모인 것이 자신 같다고 말하는 전정국. 많은 정국이가 있지만 나는 내 상상 속 오빠 정국이가 너무 좋다. 유포리아로 시작해서 주접으로 끝나고 있어도 어쩔 수 없다. 오빠 전정국을 찬양하라!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