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소장욕을 자극하는 방법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공유합니다.
디자인 토크쇼 쉑 댓 브디브디
안녕하세요! 오늘의 호스트 브디2 융융입니다.
최근 저는 마작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마작을 배우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마작을 하는 제 모습이 멋져보일 것 같아서입니다. 마작은 게임패부터 굉장히 멋스럽잖아요?
참으로 근사하게 생겼지요! 실제로 여행을 하다가 마작패에 반해 게임패를 먼저 사버린 후 돌아와서 배우러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할 정도예요.
그러던 어느날 같이 마작을 배우는 친구가 이런 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너무 귀엽지 않나요? 대나무 대신 케첩 찍은 감자튀김이 그려져 있어요. 매우 탐난다!
이걸 보니 재작년 맥도날드에서 추석을 맞아 내놓았던 한정판 윷놀이 세트가 생각났어요. 한 때 윷놀이에 빠져있던 저는 이것을 반드시 손에 넣고자 했지만 오픈런까지 벌어지며 출시 하루만에 소진되는 바람에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부리나케 달려간 맥도날드 유리창에 붙어있던 '윷놀이 품절' 공지가 아직도 눈에 훤해요.
으악! 미치도록 갖고싶어!
두 번이나 나의 취향을 정조준하다니- 그러고 보니 이전에도 눈여겨 본 맥도날드 굿즈가 몇 개 있었던 것 같은데? 저는 더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맥도날드가 어떻게 사람들의 수집욕을 자극하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맥도날드에서 해피밀을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해피밀은 햄버거와 장난감이 함께 제공되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모션이지만 사실 아이를 돌보느라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장난감과 놀며 즐겁게 밥을 먹고 부모님은 보다 편한 식사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요. 가족 모두를 위해 만들어진 셈이죠.
어린 시절 해피밀과 커온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마음껏 해피밀을 사먹을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춥니다. 제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어 가장 좋은 점은 만화책 전권을 망설이지 않고 지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어른들은 생각보다 철들지 않았으므로 그들도 환장할 만한 해피밀 장난감을 찾아보았습니다.
#1 크록스 콜라보
작년 9월 출시된 해피밀 키링입니다. 크록스를 아주 작은 사이즈로 구현했다는 것만으로도 귀여운데, 맥도날드의 빅맥, 감자튀김, 해피밀 IP까지 녹여냈어요. 그리고 이 키링이 담긴 슈박스도 참 귀엽습니다. 너 신발도 아니면서 슈박스에 담기는 거야?ㅠㅠ 심지어 키링을 꾸밀 수 있는 지비츠 스티커도 같이 제공된다니 제대로 크록스다운 키링이네요.
#2 마인크래프트 콜라보
모든 것이 네모난 블록으로 이루어진 샌드박스 형식의 비디오 게임이죠. 마인크래프트는 15년이 넘도록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엄청난 팬덤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와 마인크래프트는 콜라보로 제작한 영화 공개를 앞두고 있는데요, <맥도날드x마인크래프트: 더 무비> 개봉을 기념하여 4월부터 북미지역 한정으로 해피밀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장난감들이 마치 마인크래프트 게임 내에서 직접 만든 블록처럼 생겼죠? 마찬가지로 맥도날드의 캐릭터인 그리머스, 버디, 햄버글러와 빅맥, 감자튀김 IP를 활용했습니다. 저 네모난 양의 네모난 눈 좀 보세요. 묘하다-! 제가 마크 유저였다면 반드시 저 분홍색 양을 탐냈을 겁니다.
#3 에반게리온 콜라보
(해피밀은 아니지만 앞선 콜라보 사례와 형태가 비슷하여 한 꼭지로 분류했습니다.)
올해 초 맥도날드와 일본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이 했던 '기적의 콜라보' 캠페인입니다.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담은(그건 무슨 맛인데?) 3종 버거를 기간 한정으로 판매했다고 해요. 이 프로모션을 통해 원작을 패러디한 영상들도 제작되었는데요, 에반게리온을 본 사람이라면 M호기의 등장부터 실소가 터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X2Ss65sifo
3종 버거 출시 전에는 동일한 콜라보 시리즈로 '기적의 변형 피규어' 3종도 발매되었습니다. 1인 1회 응모를 통해 구매 가능자를 추첨했다고 하네요. 그나저나 변형 전 쉐이크, 빅맥, 감자튀김 너무 리얼한 거 아니냐구요.. 아무리 콜라보라고 해도 그렇지, 정말로 맥도날드이면서 에반게리온이고 에반게리온이면서 맥도날드잖아? 이 콜라보 역시 제가 에반게리온의 팬이었다면 반드시 소장하고 싶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격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크림에서 최고가 25만원, 현재는 18만원 선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 장난감에 꽤나 진심인 것 같죠?
이 외에도 어른들을 오픈런 하게 만드는 다양한 콜라보 토이가 있었습니다. 마리오, 키티, 산리오 등 인기 있는 캐릭터 IP들과 협업한 해피밀 세트가 그 대표적인 예예요.
게임이 된 맥도날드! 이번 주제로 맥도날드를 찾아보면서 가장 소장욕이 자극되었던 파트입니다.
#1 빅맥, 감자튀김 젠가
대만 한정판으로 나왔다는 젠가입니다. 빅맥의 번, 야채, 패티가 젠가가 되어 쌓이는 모습도, 감자튀김 패키지의 파인 U자 형태를 살린 것도 재미있습니다. (사실 이쯤 되니 맥도날드보다 감자튀김이랑 빅맥이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어디에 적용해도 이렇게 찰싹 붙는다구..?)
#2 맥도날드 할리갈리
중국에서 출시된 할리갈리 세트입니다.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레드, 옐로우는 물론이거니와 원래였으면 과일이 그려져 있어야 할 카드에 맥도날드의 메뉴들이 채워져 있습니다. 혹시 할리갈리 룰을 모르신다구요? 닭다리가 다섯개가 됐을 때 Mc종을 치면 됩니다!
#3 맥너겟 테트리스 게임기
이것 역시 중국에서 출시된 맥도날드x테트리스 콜라보입니다. (한국, 북미, 일본에서는 콜라보 중심의 프로모션이 많았다면, 중화권에서는 게임 관련 프로모션도 많이 제작되는 느낌이네요.) 바삭한 맥너겟 표면의 질감과 패키지 박스까지 구현되었습니다. 이 정도 나이를 먹었는데도 저는 왜 이렇게 이런게 갖고싶은 걸까요?
어떠셨나요? 위에 소개된 맥도날드의 굿즈들 중 하나쯤은 탐나지 않으셨나요? ㅎㅎ
저는 간혹 판촉물을 받을 때 '앗, 별로 받고싶지 않은데'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단순히 브랜드 로고가 박혀있는 우산, 에코백, 텀블러, 스마트폰 스트랩 등... 심미성도 신선함도 전혀 고려되지 않은 판촉물을 받을 때면 차라리 물티슈 같은 소비재가 더 낫다 생각하기도 합니다. 기왕 우리 브랜드의 홍보를 위해 만드는 거, 갖고 싶게 만들 수 있다면 판촉을 하는 이유에 더 걸맞는 굿즈가 되지 않을까요?
- 햄버거 브랜드라고 햄버거만 잘 만들어야 하나? NO!
- 소장욕을 자극하자. 최소 호감도, 최대 팬덤을 얻을지어니.
마무리 질문 드립니다!
- 이번달 해피밀 토이를 제작할 기회가 생긴다면 무엇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 맥도날드 외에도 IP를 굿즈에 잘 활용하는 브랜드는 뭐가 있을까요?
- 유독 갖고싶었던 프로모션 아이템 혹은 브랜드 굿즈가 있나요?
오늘도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주 쉑 댓 브디브디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