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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음 Sep 12. 2024

심리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내면의 힘을 길러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살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과 스트레스, 사회적 갈등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무너지지 않고 단단히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배워야 할까요? 


 저는 초등학교 상담교사로 발령받아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을 진행하였고 그 덕분에 아이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고민도 ‘마음을 잘 몰라서 생긴 고민’들이 많아서 상담실에서는 상담도 하지만 일대 일 심리 교육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아이들과 이렇게 만나고 대화하면서 제 마음속에 생겨나는 고민은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심리 교육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어요. 


 이런 고민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느꼈던 심리 교육 중 세 가지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반가워, 스트레스!’ 활동입니다. 


 학교에 오면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과 공부, 사람들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스트레스가 아예 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스트레스는 성장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무조건 힘들고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적절한 스트레스는 나를 더 성장시킨다는 이야기를 주제로 심리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심리학 이론에는 ‘여키스-도슨 법칙’이 있습니다. 적절한 각성은 수행능력을 높여주지만, 지나치거나 너무 적은 각성은 오히려 수행능력을 떨어지게 한다는 이론입니다. 


 활동을 마무리하는 시간에 저는, 아이들에게 스크래치 카드를 나눠주고 그 위에 스트레스를 적은 후 막대로 긁어보게 했습니다. 스크래치 카드를 긁으면 제가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적혀 있어서 스트레스가 나쁜 것만은 아님을 일깨워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힘든 만큼 멋지게 성장할 너의 모습을 상상해 봐! 충분히 잘하고 있어!”



둘째, 긍정심리학에 기반을 둔 ‘PERMA’ 모델입니다. 


이 이론은 행복의 다섯 가지 요소를 긍정정서, 몰입, 관계, 의미, 성취로 설명합니다. 

 아이들에게 다섯 가지 요소의 의미를 설명해 주고, 자신이 언제 긍정정서를 느꼈는지 생생하게 떠올려보고, 자신에게 중요한 다른 요소들도 탐색해 보라고 이끌어주었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습니다. 

 한 학생이 강아지와 함께 노는 모습을 긍정 정서 장면으로 그렸습니다. 

 그래서 “**이는 강아지랑 같이 있을 때 행복하구나?”라고 물어봤어요. 

 그 학생이 대답하길 “맞아요, 그런데 지금 그 강아지는 하늘나라에 갔어요…”라고 하더라고요.  

 덧붙여 말하길, “자신에게는 너무 그립고 소중한 감정이라 꼭 기억하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삶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로 들려서 마음이 뭉클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셋째, ‘숨을 쉬어봐’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한 호흡법을 배우는 음악 활동입니다. 


 이 활동에서 제가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노래는 감정이 진정되기 위해선 시간을 갖고 숨을 쉬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 자작곡입니다. 

 감정 조절을 가르칠 때 빠지지 않는 중요한 교육 내용은 ‘제대로 호흡하기’와 ‘시간이 지나면 감정도 지나간다’는 것이죠. 

 하지만 노래 없이 호흡법을 가르치면 아이들이 별로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호흡법을 가르쳤고, 또 미술활동을 활용하여 숨을 내쉬는 호흡을 시각화하는 종이컵을 만들어보도록 수업을 이끌었습니다. 


노래 가사는 이렇습니다.


숨을 한 번 크게 뱉어봐. 이렇게. 후- 숨을 한 번 더 크게 쉬어봐. 잠잠해질 거야. 괜찮아질 거야.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수용하고 조절해 나가는 능력, 스트레스를 무조건 회피하기보다 잘 극복해 보려는 관점, 막연한 행복보다 언제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는지 발견할 줄 아는 능력. 

 이러한 내용을 초등학교부터 배운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큰 행운일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마음건강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부도 앞으로 SEL(사회정서학습)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건강 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더 건강하고 성숙한 시민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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