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예방 차원의 초등학교 위클래스 상담실 이야기
“상담 선생님이 도와주실 거야!”,
“아니야~ 담임 선생님께 먼저 말해야지!”
친구관계에 문제가 생겨 고민하던 두 초등학생이 위클래스 상담실에 와서 열렬히 토론하고 있습니다.
고민을 터놓을 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셔서 누구에게 상담을 받을까 서로 고민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기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담선생님을 떠올려 준 것이 고맙기도 합니다.
우리 학교 위클래스는 친구관계 문제로 고민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갈등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신청하면 학생들은 갈등이 있는 친구와 한자리에 모여 친구관계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결코 전달하지 못했을 속 이야기도 상담실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용기 내어 꺼내 놓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친구관계 갈등이라는 문제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기표현하는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고 있습니다.
갈등조정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절차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접수면접을 합니다.
친구관계 고민의 이유가 무엇이고,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적합한지 상담선생님과 상의합니다.
둘째, 접수신청서 및 동의서를 작성합니다.
여기부터가 아이들에게는 난관입니다. 왜냐하면, 갈등이 생긴 친구와 당사자들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상담신청을 하는 아이는 갈등의 주제를 가지고 상담실에서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관련된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이 과정만 넘겨도 아이들은 큰 용기를 냈다고 할 수 있어요.
셋째, 상대 학생도 상담선생님과 만나 이야기합니다.
한쪽의 입장만 들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넷째, 함께 모여 이 프로그램의 목적과 규칙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기, 욕하지 않기,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답변하기와 같은 규칙을 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담 선생님은 사과나 화해를 종용하지 않고 중립의 입장에서 들어주는 것입니다.
다섯째, 비폭력대화를 활용하여 서로의 입장을 번갈아 가며 들어봅니다.
욕구카드와 감정카드를 활용하여 그 당시 속상했던 마음을 전달합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바라는 점을 표현합니다. 대화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반드시 사과나 화해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동안의 오해를 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