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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Jul 17. 2019

고등학생 홈스쿨러의 시간관리

딴짓하기는 뒷심키우는 최고의 방법이자, 융합형 인재가 되는 길  

17초 길이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고딩 홈스쿨러는 무려 2시간 30분을 썼다. 고도로 몰입한 상태로 단순한 반복을 무한 반복하여 만든 작품! 너는 고등 1년 여름 방학을 진정 이렇게 시간을 쓰고 싶은거냐?  짱아!

LA 게티센터에서 어린이들은 잘 다듬어진 잔디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함박웃음을 지었었다. 그 순간의 행복을 영상으로!  

쓸데없는 이 일을 이 녀석은 왜 하는건지? 자신이 만든 작품을 자랑스럽게 보여 주며, 짱이는 영상 제작이 너무 힘들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작업을 했는지 물어 보았다. 


"제대로 하고 싶었어." 

그랬구나.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지만, 그건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고, 단지 자신이 설정한 수준까지 기어이 해 내고 말아야 하는 너였구나. 오케이!!  Grit 그릿! 자신이 선택한 일이기에 추진력에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 망설임은 없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기에 새로운 기술을 마구 마구 연습하고 적용한다. 짱이는 슬로우 모션 부분을 마미가 잘 챙겨볼 것을 강조했다.  이 영상을 이렇게 편집할 것도 혼자 결정하고, 어떻게 더 흥미롭게 만들지도 결정하고, 기술도 스스로 익혀서 재탄생시킨 작품. 짱이는 "뿌듯하다~"며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 함께 연수를 다녀온 보물들도 이 영상에 신이 났다. 


지난 5월 달에 했던 Odyssey of the Mind 세계 대회에서도 녀석의 주 특기인 "제대로 하기"가 여실히 뒷심을 발휘했었다. 시간이 아무리 걸리든, 어떠한 테크닉이 필요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될 때까지 실패, 실패, 실패, 실패를 반복했다. 


뒷심: 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 

YA 선생님들하고 찍은 사진을 소중히 여기는 동생 Chan을 위해 콜라쥐를 만들어서 선물하는 짱! 난 이 마음이 너무 이쁘다. 

짱이의 딴짓을 예찬한다. 아무도 박수치며 응원하는 이가 없지만 동시에 이렇게 저렇게 간섭하는 사람도 없다. 내가 하고 싶을 때까지 계속할 수 있는 것이 딴짓의 특징이다. 나는 짱이가 자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어서" "시켜서" 하는 것이 짱이 인생에서 최소한이 되고,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자기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삶을 살아 가기를 바란다. 딴짓을 할 때 우리의 본심이 그대로 담긴다. 안 하고는 못 배기는 그 욕구. 딴짓들이 하나 둘 모여 유니크한 한 사람이 나온다. 나는 부모의 역할은 청소년기에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잘 듣는 귀를 키워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홈스쿨러 고딩이는 방학 스케줄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으로 잘 짜여졌다. 신기하게도 하고 싶은 일들이 테트리스 게임처럼 딱딱 일정이 맞아 떨어졌다. 


7월 24일 부터 26일까지 오케스트라 합숙 훈련

오전 9시에 연습을 시작해서, 점심 먹으면서 쉬고, 다시 연습, 저녁 먹으면서 쉬고, 다시 합주 및 개별 연습을 무려 밤 10시까지! 물론 음악을 전공할 생각은 없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첼로를 연주하는걸 즐기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짱이는 딱 자기가 즐기고 싶은 만큼만 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딴짓 I

             

7월 28일 부터 8월 2일까지 기업가정신 Entrepreneurship 캠프

매일 3시간씩 수업에 들어 간다. 그것도 부산까지 가서 한다. 새로운 또래들도 만나고, 대학생 선생님들과 함께 작업을 할 예정이다. 짱이는 이 캠프를 위해 인터넷에서 미국에서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있는 앙트십 프로그램들을 조사했다. 이 녀석이 자신의 가치를 사회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의미 있는 딴짓 II


8월 4일 부터 7일까지 카이스트 사이버영재 캠프 

하루 종일 과학 실험과 보고서 작성, 발표만 하는 청소년 놀이터. 지난 겨울에는 자신은 아무래도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싶다며 신청해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더니, 캠프를 나오면서 하는 말, "엄마, 난 물리가 진짜 매력적인 것 같아. 물리 공부 좀 해야겠어." 응???? 너 화학이 좋다더니..... 이번 봄에는 온라인으로 물리를 들었고 성적도 무척 높았다.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재미 있어 했다. 다행히 캠프에 선발이 되었다. 딴짓 III 


딴짓과 딴짓이 모여 짱이가 제대로 융합형 인재가 되기를 바란다. 짱이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디자인해 가는 과정이 지금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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