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이벤트 지원작_3 올해의 되살아난 추억
<올해의 되살아난 추억>
어느 날 강에서 아빠가 크고 멋진 돌을 발견하셨다.
“이거 봐, 얼굴 모양이지?”
나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데, 아빠는 굉장히 뿌듯해하셨다.
“이 돌은 나무가 그려져 있고, 저 돌은 보석이 박혀있어.”
아빠는 여행 다닐 때마다 돌을 가져와, 집안 곳곳에 진열해두셨다.
어느 날부터 나는 아빠를 따라 돌을 줍기 시작했다.
‘아빠 돌 하나, 나 돌 두 개.’
‘아빠 돌 두 개, 나 돌 세 개.’
나는 아빠한테 지기 싫어서 돌을 더 많이 주웠다. 그렇게 하나 둘 모은 돌멩이들은 노마에프*통에 담겼다.(*어린 시절 약국에서 팔았던 어린이 영양제이다.)
노마에프통을 열어보면 나의 보물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표면이 아가 손처럼 부드러운 강촌 돌멩이, 무지개빛이 담긴 울산 조개껍질, 에메랄드 같은 해운대 유리조각...
꺼내어 볼 때마다 찾았을 때의 기분이 다시 느껴졌다. 그렇게 모은 보물들은 이사를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엔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빠와 함께한 나의 추억 조각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소중한 언니와의 만남으로 하얀 들꽃이 핀 돌멩이를 선물로 받았다. 이 돌멩이로 인해 어린 시절 행복했던 추억이 되살아났다.
그렇게 다시 새롭게 쌓여가는 나의 소중한 보물들.
_김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