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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나 Sep 30. 2024

소설을 읽고 싶은데

꾸며낸 이야기는 브런치 어디에 있는 거지.

 브런치에는 어떤 소설들이 있을까.

 

 소설을, 꾸며낸 이야기를, 가짜이야기를 쓰기로 하고 읽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것을 해보려면 우선 관련된 레퍼런스, 참고자료를 가득 쌓아야 하는 게 기본이지. 처음 가입하는 카페나 동호회에 가서도 처음엔 조용히 분위기를 익히는 게 초심자의 올바른 행동이 아닌가. 소설을 안 읽어 본 건 아니지만 브런치에 올라오는 소설도 뭔가 흐름이 있을 거란 말이지.


 한동안 브런치에 중독이라도 될 듯이 -그렇지만 되진 않았다. 숏폼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글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최근, 최신글, 카테고리별 추천글, 글을 하나 읽으면 나오는 글들. 가끔 라이킷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어디에서 내 글을 보고 오는 걸까. 비교적 오래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블로그는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브런치는 조금 폐쇄적인 느낌이 든다 이거지. 내가 텍스트 위주의 글들을 찾아 읽는지 몰라도 글자가 빼곡한 세상. 그리고 내가 주로 즐겨 읽는 내용의 잔잔한 일상 에세이가 주가 되는 듯해 보인다.


 매거진에 연재하는 것보다는 연재 브런치 북에 글을 쓰는 게 더 노출이 잘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일정 주기로 글을 작성하는 부분에 대한 어드밴티지인 것으로 보인다. 추천 알고리즘보다는 누군가의 의지가 포함되거나 응원, 추천등의 순으로 누가 봐도 이해되는 노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블로그보다 훨씬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읽는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블로그에 쓰던 때보다는 노출이 더 잘되는 것 같다. 아마 그건 내가 블로그 쪼렙이라 더 그런 걸 지도.


 아무튼, 그래, 그럼 이제 소설을 찾아서 읽어 볼까.


 그리고 찾아보는데, 소설 카테고리가 없다. 음? 왜? 이번에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는 소설 카테고리를 따로 선정하면서 왜 플랫폼에서는 소설만 골라서 읽어 볼 수 있는 길이 없지? 내가 아직 서툴러서 못 찾는 건가. 모바일이어서 카테고리가 다 보이지 않는 걸까.


 브런치 홈의 제일 상단엔 추천 글이. 그다음엔 키워드 카테고리, 그다음은 요일별 연재글, 추천작가, 다시 추천 글들. 일부러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보통 글에 이미지가 포함된 경우가 흔한가? 추천 글들에 대부분 이미지가 포함되어 화면이 다채롭다. 몇 번 새로고침 해보니 일부 바뀌긴 하지만 계속 추천에 뜨는 글들이 있고 아주 가끔 이미지 없이 뜨는 글도 있긴 하다. 글을 찾아서 읽으려면 검색 기능이 있지만 소설 카테고리를 검색할 수는 없다. 모바일은 PC버전보다 추천이 더 고정적인 것 같고 구성이 다르지만 카테고리 선택이 안 되는 것 은 똑같다. 어쩌지.


 여기저기 클릭하다 보니 키워드를 검색하면 해당 글을 작성한 작가들을 직업군으로 분류해서 찾아볼 수가 있다. 직업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실제 재직증명서를 받지 않는 이상 작가가 어필하는 직업군으로 분류가 되는 듯하다. 혼란하다. 클릭해서 넘어가면 새로운 글을 보고 확인할 수 있지만 아직 머리에 뚜렷하게 구분되는 분류가 없다. 1,2년 된 플랫폼도 아니고 이유가 있을 텐데. 브런치에서 나왔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도 본적 이 있었는데. 이상하다. 이유가 뭘까.


 목적성이 있는 검색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번 시작하면 헤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걸까.


 아무래도 요즘 플랫폼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는 추세이니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튜브도, 인스타그램도, 스레드도, 이젠 웹툰에 웹소설 추천까지도. 한번 들어오면 어떤 자체적인 알고리즘에 따라 내가 본 것과 유사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계속 보여준다. 방금도 브런치 스토리를 훑어본다면서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버렸어! 내가 보려고 했던 게 아닌데 궁금해서 하나하나 클릭했더니.


 또 이런 생각도 들었다. 수많은 일상 에세이들. 브런치에서는 어쩌면 그런 것들을 소설 대신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완성도가 높은 소설이 나왔을 때 추천 브런치 북으로 올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짧은 소설보다는 짧은 에세이가 더 임팩트 있고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것 같아. 아니면 브런치 말고도 소설을 연재하는 플랫폼이 더 많이 다양하게 있으니 브런치는 에세이에 집중하고자 하는 걸 수도 있겠다. 모든 걸 다 아우르는 것보다 송곳처럼 뾰족한 게 구멍을 뚫고 지나가기엔 수월 하니까.


 나름대로 짱구를 마구마구 돌려본다. 특정 주제에 대해 검색해서 보다 보면 생각만큼 다양하진 않은 것 같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이 보인다. 그치만 그런 이야기들이 다 내가 재미있게 보는 이야기여서 그런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기저기 노려볼만한 곳이 있어 보이지만 전문성이 가미되어야 하는 분야가 되면 어쩔 수 없다. 전문성이 없는 나는 또 일상 에세이로 흘러 들어가고야 만다.


 전문적이지도 않고 일상적이지도 않은 그런 이야기.


 결국 뇌피셜밖에 답이 없는가. 나여야만 하는 이유가 뭐가 있을까. 혹은 나만 할 수 있는 것. 그걸 찾기 위해 오늘도 남들이 다 할 수 있고 하고 있는 것 먼저 해본다. 생각만 해서는 앞으로 나갈 수도 없고 찾을 수도 없으니까.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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