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내야만 된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상한게 아니였다.
문자가 하나 날라왔다.
와 간호사 면허증 신고기간.
일을 그만둔지 꽤 되었기 때문에
유예신청을 해야되는데
처음 해본지라 참 어렵다.
별거 없는대도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
알아보는 과정에서 대한간호협회에 전화해서
물어보는데
전화를 하면서도
전화를 끊고나서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내가 간호학과, 간호사, 병원과 안맞았던 이유를
정확이 알아버렸다.
아..
전화하고 나니
진이 다 빠진다.
내가 병원에 돌아갈일이 있을까?
혹시라도 돌아갈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아무리 궁해도
과거를 재현하지말자.
어떤 집단에 나를 맞추는게 아니라,
내가 맞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자.
내가 느리고 겁많은 사람이란걸
간호학과에 입학한지 14년만에 알아차렸다.
아... 나는... 정말로 느린 사람이구나.........싶다.
내가 이상해서 학교에서도,
병원에서도 힘든 줄 알았는데
그냥 그 집단과의 성향과 나랑 안맞을 뿐이였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휴학을 하고
미칠 것 같은 공포감에 직장을 그만 뒀을 때
나는 알아 차렸어야 했다.
아, 그곳이 나랑 맞지 않는 곳이였음을.
내가 이상해서 도망친 것이 아니였음을.
내가 부족해서 그만 둔 것이 아니였음을.
퍼붓고 싶을 만큼 상대에게 화가났지만
결국 내 마음을 보는 것 밖에 나는 할 것이 없다.
이렇게 또 깨달아 간다.
불덩이를 집어 삼킨듯 목이 메이고 화가 났지만,
결국 오늘 이 시간은
내게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였음을.
어떤 경우에도 나를 비난하지 말자.
어떤 경우에도 나를 믿어주자.
내가 이상하게 비춰지는 상황이
여전히 견디기가 힘들다.
그것은 결국 여전히 내가
나를 이상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