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혜주 Oct 10. 2023

다정한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part 07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하여.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자신만의 루틴이 없는사람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그 글을 본 후로 왜 그런걸까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 생각 끝에 내가 예측한 이유들로는


1. 불안정한 환경에 의한 불안감 가증

2.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또는 대처방안 없음

3. 무방비하게 뻗어져 나가는 스트레스 확장이 사적인 영역 / 공적인 영역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침


등이 있었다.


그리고나서 나의 하루 일과를 돌아보니 나 또한 타인과 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더 큰 데미지를 입는 이유가 나만의 루틴과 나만의 규칙들이 없어서 였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꽤 오랜시간 프리랜서로 일을 해왔던 나는 당연히 눈을 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으로 향하지 않아도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 보다는 눈 뜨는 시간도 눈 감는 시간도 자유자재, 식습관도 불규칙, 하루가 한 장의 빈 페이지와도 같아

그 빈 페이지를 어떻게 채워나갈지 어떻게 활용할지 조차 내 마음대로였다. 어느날은 무언가로 가득차 단 한 칸의 빈칸도 없었다가

또 어느날은 점 하나도 없이 빈 페이지 였다가 했던 것이다.


그러니 사소하고 작은 스트레스 하나가 나에게 도달되면 그 빈 페이지 한장이 완전히 그 스트레스로 가득찰 수도

그 스트레스 하나로 내 식습관 하나, 내가 잠드는 시간 하나에도 모두 영향을 미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런 환경이었던 것.


더 깊게 들어가 생각해보면 화가 났을 때 내 마음을 달래는 법도, 인간관계에 있어 영향을 받았을 때 나 자신이 세운 나만의 기준도,

스트레스가 가득차 하루일상에 영향을 미칠 때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법도, 단 하나도 나에겐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예를 들어, 친구를 만나 한참 대화를 나누다보니 그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던가 즐겨하는 취미에 한동안 빠져있다던가 하는 그런 사소하지만

분명하게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큰 가지들 말이다.


하나의 스트레스에 사로 잡혀 있어도 전혀 영향없는 아무것도 갖춰져 있지 않는 나의 일상

이 한마디가 나에게 큰 자극아닌 자극을 주었고, 그 후로 하나씩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1. 일어나면 이불 반듯하게 정돈해놓고 얼른 세수하고 양치질 하기.

2. 창문을 활짝 열고,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환기 시키기.

3. 햇살 잘 드는 시간 맞춰 반려묘 놀아주기.


이런 사소하지만 분명하게 나의 일상을 형성하고 있는 루틴들을 만들어 나가다 보면

나 또한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도 좀 더 강하게 내 마음을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원래라면 '나는 본래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했을 것들에 대하여 다시금 돌아보는 요즘

본래 원래 라는 단어를 사용해 나 스스로 나를 합리화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그게 편했던 건 아닌지,

나를 감싸고 있던 당연했던 것들로부터 탈피해 하나씩 나 자신을 바꿔나가는 게 기분좋은 요즘이다.


이전 06화 [다정한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part 06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