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 감사하게도 평소 좋아하던 노래에 평소 사랑하는 일을 곁들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인디 음악을 좀 듣는다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노래, 바로 '잘 지내자, 우리' 였다.
오래전부터 알던 노래라 가사까지 모두 외우고 있었지만 이 노래를 연기해야 하게 된 이후 노래도, 가사도, 해석도 전부 달리 체감하게 되었다.
그저 담담하게 들렸던 노래가 한 구절 한 구절이 울컥하게 하는 저릿한 마음이 드는 노래로 처음 들렸고
작별인사를 고하는 노래로 들렸던 이 노래가 여실히 기적을 꿈꾸는 사람의 노래로 들렸다. 아무 감정선 없이 따라 흥얼 거리며 부르던 노래가 이젠 울컥해 마음이 먹먹해져 부르지 못하는 노래가 되었다.
노래 가사말을 깊게 들여다보면 알 수가 있다.
이 노래의 주인공은
간절한 인연과 어떻게 멀어졌는가를 되돌아보고,
상대방이 제공한 사랑을 완전히 받지 못 한 것에 대한 깊은 후회를 하고, 그로인한 본인의 연약함과 두려움 감정적인 상태로부터 거리를 두고,
결국 함께 공유한 모든 순간을 잃어버린 것을 가슴 아프게 상기 시키고, 그렇게 여전히 해당 관계를 수정할 기적과 같은 기회를 바라고, 그러한 본인을 인정하고, 그 간절함을 기적에 빗대어 노래한다.
- 로이킴, 잘 지내자 우리 앨범 소개-
이 소개글을 보고 노래를 다시 들어보고 소개글을 보고 또 다시 노래를 들어보니 담담한 노래가 결코 담담하지 않기 시작했고, 그 후 감정 몰입이 달리 되었다.
어떠한 감정을 인정할 줄 아는 용감한 사람의 간절한 고백으로 들리는 이 노래는 정녕 이 용감하고, 굳건하고, 그 누구도 무엇도 아닌 스스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멋있는 아티스트의 노래였다.
결국 '가치'라는 것은, 본인이 얼마나 그 가치에 대해 알아줄 수 있는 그릇이 되느냐에 따라 달린 것.
나 역시 잘지내자 우리를 고작 이별 발라드로만 듣는 사람에서 이젠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듣는 사람이 되었음에 감사하다.
그 가치에 훼손되지 않는 마음으로 앞으로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잘 지내자, 우리.
https://youtu.be/h1eTkEajpGg?si=IDqLvqlRUS5pAyv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