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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예술의 핵심은 양가감정이다

by 신성규

예술은 흑백논리가 아니다.

예술은 늘 흑도 알고 백도 아는 자의 것이다.

사랑과 증오, 희망과 절망, 고요와 광기...

이 둘이 섞인 양가감정에서

진짜 예술은 비로소 태어난다.



양가감정이란,

한 감정에 반대되는 감정이

동시에 공존하는 상태다.

“사랑하지만 미워한다”

“버리고 싶지만 품고 싶다”

“희망을 말하지만 절망을 안다”


이 복잡한 정서의 겹침 속에서

예술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존재의 흔들림’이 된다.



조울증은 감정의 진자운동이다.

고양과 침잠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사람들은

양극단의 세계를 모두 본다.


그래서 그들은,

기쁨을 말하면서 동시에 슬픔을 담는다.

절망을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 구원을 숨긴다.


그들의 예술은 그래서

무겁고, 아름답고, 때로는 불편하다.


왜냐하면

그 예술은 삶을 두께 있게 본 자들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이것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예술은 오히려 “이것이면서, 저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 속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이 담겨 있다.


우리의 감정은 언제나 모순적이다.

그 모순을 억누르지 않고 끌어안는 것,

그것이 예술가의 용기다.


조울증이 좋은 작품을 내는 이유는

그들이 감정을 앎으로써가 아니라,

감정이 그들을 압도할 만큼 깊이 체험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위대한 예술은

흑과 백의 사이,

빛과 어둠의 틈,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태어난다.


양가감정은 예술의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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