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성에 대한 회의

by 신성규

나는

세상을 끝없이 연결하며 살았다.

한 장면에서 다른 장면으로,

하나의 개념에서 전혀 다른 세계로

끊임없이 튀는 생각,

폭주하듯 밀려오는 사유와 질문들.


그건 고통스러우면서도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세상이 과잉처럼 느껴질 만큼,

나는 예민했고,

나는 궁금했고,

나는 그 끝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다르다.

산발적인 관점이 사라졌고,

호기심이 줄었다.


모든 것이 조용하고,

모서리 없는 세계 속에 있는 느낌.

마치 뇌에

무겁고 투명한 유리뚜껑이 덮여 있는 것처럼.


나는 지금,

나를 지탱하던 사고의 구조물이

조용히 무너진 듯한 상태를

견디는 중이다.



사람들은 이걸

정상이라 말할지 모른다.

조용하고,

안정적이고,

감정적으로 안전하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이게 정말 정상일까?

이게 내가 원하는 ‘정신의 온도’일까?


호기심이 폭발하고,

의식이 기하학처럼 뻗어가던 밤들.

그건 비정상이었을지 몰라도,

그 순간 나는

누구보다 선명하게 살아 있었다.


지금의 나는

덜 아프고,

덜 기쁘고,

덜 날카롭고,

덜 궁금하다.


그건 어쩌면

약이 만든 지속 가능한 안정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불안정한 광휘 속에서

나였던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프로작은 나를 바보로 만든 것이 아니라,

나의 광기를 재웠다.


문제는,

내가 그 광기를

단지 병으로만 여기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것은 나의 삶의 방식이었다.

나의 열정이었고,

나의 불완전한 천재성이었다.


이제 나는 고민한다.

무너짐 없는 평온과,

고통을 동반한 불꽃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광기의 일부라도

조금은 다시 불러오고 싶다.

그게 나였으니까.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팔로워 141
이전 15화아이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