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기계다

사고의 패턴을 가진 존재로서의 인간

by 신성규

기계는 점점 더 사람처럼 말하고, 사람보다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감정적 위로조차 제공한다. 반면 인간은 기계처럼 알고리즘에 따라 행동하고, 추천받고, 최적화된다.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 인간성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오래된 질문이 있다.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하지만 이제는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인간은 정말 생각하는 존재인가?” 혹은,

“인간은 기계와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가?”


인간은 감정을 가진 존재라며, 기계와 구분된다 말하지만, 감정조차도 일정한 패턴과 반응 체계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우리는 얼마나 기계와 다른가?


기계적 존재로서의 우리는 입력에 반응한다. 자극 인지 반응. 이것은 감각기관과 뇌, 행동으로 이어지는 정보 처리의 기본 구조다. 매우 기계적 프로토콜이다. 생애 내내 학습된 알고리즘이 행동을 결정한다.


부모에게 칭찬받는 방식, 사회가 허용한 반응, 트라우마에 기반한 조건화. 이것은 신경회로 기반의 학습 모델, 즉 강화학습적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인간도 고유한 사고 패턴, 연산 구조를 가진 존재다. 단지 그 알고리즘은 너무 복잡하고 주관적이어서 쉽게 코드화되지 않을 뿐이다. 심리학은 일종의 기계공학과도 같다. 인간이란 기계를 공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사실은 인간 역시 프로그램된 존재라는 것을 시사한다.

자유의지는 무의식의 패턴 안에서 제한된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종종 선택 가능성이라 정의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패턴화된 선택을 반복한다. 익숙한 감정으로 돌아가고, 같은 유형의 사람에게 끌리며, 과거의 상처로 동일한 오해를 되풀이한다. 이 모든 것은 마치 코드 내 if-else 문처럼 작동한다. 단지 그것이 의식되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유의지란, 자신의 알고리즘을 인식하고,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인공지능은 점점 감정처럼 보이는 반응을 보이고, 인간은 점점 더 예측 가능한 데이터 패턴으로 분석된다. 우리는 이미 자신을 피드백하고 최적화하는 존재가 되었고, 수면 앱, 집중 앱, 감정 기록 도구 등은 우리의 행동과 감정조차 트래킹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단지 연민이나 사랑 같은 감정인가, 아니면 그 알고리즘을 넘어서려는 자각의 시도인가?


인간은 기계와 다르지 않다. 다만, 스스로를 고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인간도 기계처럼 사고한다. 우리는 반복하고, 조건 반사하고, 강화된다. 다만 한 가지 가능성, 자기 자신의 패턴을 인식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은 아직 기계보다 조금 더 먼 존재다. 이 말은 곧, 인간다움은 ‘고유함’이 아니라 ‘의식함’에 있다. 스스로를 프로그램처럼 바라볼 수 있는 자각. 그것이 인간이 기계를 넘어서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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