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이상한 세계다.
계산도, 효율도, 돈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문학을 하는 사람은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그 너머에 있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을 붙잡으려 한다.
그건 마치 물 위에 글씨를 쓰는 것 같고,
죽음을 품은 나비를 다시 날리려는 시도 같다.
어떤 감정은 말이 닿지 않는다.
아니, 닿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말하려 애쓴다.
그건 마치 손에 쥔 물이 새어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계속해서 쥐고 있는 것과 같다.
나는 종종 그 감정에 사로잡힌다.
단어를 붙여보지만, 그 감정은 언제나
언어보다 더 느리고, 더 크고, 더 무겁다.
사랑도 아니고, 슬픔도 아니고, 기쁨도 아니다.
그 모든 단어들이 지나치게 명확하고, 지나치게 잘 팔리는 기호처럼 느껴진다.
내가 느낀 건, 그 어디쯤에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닿지 못하는,
명명되지 않은 감정의 이름 없는 자리다.
그래서 나는 침묵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침묵은 언어보다 더 많은 것을 품는다.
어쩌면 이것이 문학이 실패하는 지점이고,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다.
말로는 닿을 수 없기에,
사람들은 말하려 애쓴다.
그 말들이 서로 어긋나고, 미끄러지고, 번역되면서
우리는 그 사이의 틈에서 진짜 감정을 본다.
말이 닿지 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 닿지 않음 덕분에, 인간은 계속해서 사유하고 창조하며 고백한다.
언어는 언제나 늦는다.
그래서 문학은 지각생들의 예술이다.
그래서 문학은 천재적인 바보들만 한다.
자신이 가진 모든 감정과 지성을
이해받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한 문장 한 문장에 태워버리는 사람들.
문학은 이성의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을
바보처럼, 하지만 천재처럼
기어코 말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