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심리학

by 신성규

행복한 시절의 소중함은, 그 시간이 끝난 뒤, 그리고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실감된다.

우리는 언제나 그 순간을 ‘현재’라는 이름으로 무심히 지나친다.

햇살이 유난히 부드럽게 내려앉던 날도, 커피잔에 비친 상대의 웃음도,

마치 평생 곁에 있을 것처럼, 너무 당연한 풍경처럼 받아들인다.


하지만 모든 당연함은 서서히, 그리고 아무 예고 없이 사라진다.

이별은 꼭 사랑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시간의 흐름, 삶의 궤적,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수많은 사소한 변화들이

그 ‘그때’를 먼 곳으로 떠나보낸다.


돌아보면, 그 시절의 온도와 냄새, 그 안에서 내가 웃던 표정이 선명하다.

어쩌면 그때는 웃는 나를 의식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웃음을 복기하며, 그 순간 속의 나를 부러워한다.

왜냐하면 그 웃음이, 앞으로의 인생에서 다시는 똑같이 만들어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행복은 그 한가운데서 느끼기보다, 멀리서 바라볼 때 더 명확해진다.

당시엔 평범한 날 같았던 시간들이, 돌아보면 기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기억 속의 장면들은 더욱 빛나고, 그 빛은 현재의 나를 조용히 저미며 지나간다.


그래서 나는 요즘, 하루를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 순간이 언젠가 그리워질 것’이라는 의식이,

오히려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게 만들 때가 있다.

행복은 붙잡으려 하면 미끄러지고, 흘려보낼 때야 손바닥에 남는 것 같아서다.


결국 우리는 행복을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기억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억이 우리를 살게 한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절망 속에서조차, 그 시절이 있었음을 아는 기쁨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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