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의 위대함

by 신성규

인류의 역사에서 위대한 철학자, 음악가, 정치가는 늘 시대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동시에 시대와 어긋나 있었다. 그들의 생각, 행동, 창작물에는 오늘날 ‘자폐적 특성’이라 부를 만한 요소가 깃들어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심리 분석이 아니라, ‘다름’이 어떻게 문명의 원동력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관찰이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광장에서 끝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사람들의 대화가 흐트러질 때마다 다시 근본으로 돌아갔다. 같은 질문을 수십 번, 수백 번 변주해 던지며, 개념의 본질에 다가가려 했다. 베토벤은 청력을 잃어가면서도 하루 종일 피아노 앞에 앉아 곡을 써내려갔다. 이들은 일상의 다른 모든 자극을 희미하게 밀어내고, 하나의 주제나 작업에 몰입했다. 자폐적 몰입이 가진 순도 높은 집중력이 바로 창조의 원천이었다.


간디는 영국의 식민 통치에 맞서며 폭력 대신 ‘비폭력 저항’이라는 원리를 고수했다. 현실적 이득이나 상황적 타협보다, 원리에 부합하는가가 그의 판단 기준이었다. 이는 표면적인 사회 규범보다 내부의 ‘구조적 일관성’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으로, 자폐 스펙트럼에서 자주 관찰되는 특성이다.


바흐는 음악을 건축하듯 쌓아 올렸다. 대위법, 화성, 리듬의 구조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그의 작품은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수학적 질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처럼 세부 요소의 관계를 집요하게 분석하고 체계화하는 능력은 자폐적 성향의 강점 중 하나다.


많은 위인들은 시대의 주류로부터 ‘괴짜’ 또는 ‘이상한 사람’으로 불렸다. 스피노자는 유대 공동체에서 파문당했고, 니콜라 테슬라는 기이한 습관과 생활 방식으로 주변인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그 비주류성 덕분에, 그들은 기존의 틀을 넘는 사유와 발명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철학자, 음악가, 정치가에게서 발견되는 자폐적 특성은, 사회적 약점이 아니라 문명을 밀어올린 힘이었다. 깊은 몰입은 새로운 사유를, 원리 중심의 사고는 도덕적 혁신을, 구조적 감각은 예술적 완성도를, 비주류적 시선은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정상’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세우고, 그 틀에서 벗어난 사람을 수정하거나 교정하려 한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그 틀 바깥에서 세상을 바라본 이들이 인류의 지도를 바꾸었다.


어쩌면 위인들이 남긴 진짜 교훈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힘은, ‘다름’에서 온다. 그리고 그 다름 속에는 언제나, 우리가 예상치 못한 형태의 자폐성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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