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불안은 더 이상 정신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느 순간,
몸에 내려앉는다.
가슴이 조이고, 위장이 뒤틀리며,
잠이 오지 않고, 입맛이 사라진다.
정신이 견디지 못한 감정은 결국 신체로 전환된다.
이것은 도피인가, 적응인가, 아니면 비명인가?
나는 비명이라 본다.
아마 그것은,
정신이 ‘의식’으로 표현되지 못했을 때,
무의식이 선택하는 마지막 언어일지 모른다.
“나는 견딜 수 없다”는 말을
몸이 대신해주는 것.
이 신체화의 과정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더는 마음의 문제로 취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몸이 아프면 사람들은 병원을 찾고 약을 먹는다.
하지만 그 뿌리는 여전히,
정신 속의 질서 파괴다.
우울과 불안이 신체로 옮겨지는 순간,
우리는 자신을 ‘질병’으로 보게 된다.
사유할 수 있는 존재에서,
기능 고장난 기계로 자신을 전락시킨다.
그러나 신체화는 말하고 있다.
“들어달라”고, “의식화해달라”고.
그러니 우리는 그 신호를 억누르거나 없애려 하기보다는,
그 신호의 ‘언어’를 해독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고,
그 감정의 본질적 메시지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치유의 시작이다.
신체가 아닌, 존재 전체로서의 회복.